“네오콘 중심 美 대북정책 결과가 북한 핵실험”

이봉조 통일연구원 원장(전 통일부 차관·사진)은 21일 “네오콘 중심의 미 대북정책의 결과가 핵실험”이라며 “향후 대북정책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대 통일연구소가 ‘2·13합의의 의미와 남북한관계 전망’을 주제로 연 초청강연에서 “대북정책은 한반도에 잔존하는 냉전구조를 해체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한반도 상황을 ‘냉전체제’로 규정하고, ▲적대와 대립에서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로 전환 ▲미·일의 대북관계 정상화 ▲대량살상무기 제거 및 군축실현 ▲북한의 변화와 개방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이라는 5대 과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15 공동선언’과 ‘9·19 공동성명’을 양대 축으로 하는 전략적 구상을 구체화해 이행해야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13합의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등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평화체제 구축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수준’의 결단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교류협력은 평화체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실질적 내용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남북간 대화보다는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이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2·13합의에 대한 북한의 성실한 이행이 관건이 될 것이나, 이와 별도로 남북교류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기대섞인 전망을 제시했다.

한편 이 원장은 “북한 핵문제는 냉전질서 아래 지속된 북미간 불신과 대립 때문”이라면서 “결국 네오콘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의 결과가 북한 핵실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는 북한 전문가가 없다. 한반도 문제에 대안이 없다”면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목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2·13합의 이후 북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이뤄지는 변화가 전략적 변화인가”라고 물으며 “언제든 다시 변할 수 있다. 미국 대북정책은 (유화정책으로의 완전한)전략적 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