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서울대 교수(사진)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 주변 4강(미·중·일·러)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통일 한국이 네덜란드와 같은 평화 추구형 통상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5일 (사)한국외교협회가 주최한 통일외교 관련 주제발표에서 한반도 주변 4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네델란드 모델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과거 독일 통일 과정에서 미국과 서독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후 미묘한 국제정세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반대 분위기를 잠재울 수 있었고, 소련의 고르바초프 정부도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나토(NATO) 잔류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통일 한국이 미국, 일본 등과 연합해 중국을 포위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중국 측에서 예측한다면 중국은 통일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통일 외교 방향과 관련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활용하여 양국간 긴밀한 협력으로 통일을 추진해나가되 동시에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우려사항을 해소시켜주고 통일에 대한 협력을 도출해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특히 동아시아의 통상 거점국가인 통일한국이 각 국가들에 어떤 득(得)이 될지에 대해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인권, 경제난 문제 등이 사라질 것이고, 통일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하에 발전해나갈 것임을 밝히면서 동맹으로서 최대의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핵보유국을 지향한다면 주변국 중 어느 국가도 통일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 문제도 명확한 비핵화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탈북 난민의 중국 대규모 유입 가능성, 동북3성 조선족들의 민족주의 감정 고조, 미군의 북한지역 진입 등 중국이 우려하는 사항들에 대해 충분히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북한에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가 발전하는 경우 동북3성 지역의 경제발전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하고, 통일이후 중국의 동북지역 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의 연결을 통해 물류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철도 연결과 에너지파이프라인 연결을 통한 시베리아 개발 및 경제발전, 일본은 북한 경제재건 참여를 통해 투자시장 개척과 대륙 진출 통로 확보 등에서 득이 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2회의 ‘탈북자 문제와 국제사회의 역할’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석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장은 중국의 인권의식 변화에도 불구하고 재중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인권의식 변화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체면 손상시키기’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면손상(naming and shaming)이 커져서 임계점을 통과하면, 탈북자 문제에 대한 입장변화도 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개혁·개방거부와 경제파탄,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도발 등 비정상적인 행태로 인해 중국의 부담이 임계점에 다가 가는데, 탈북자 문제가 이를 가속화하게 된다”며 “북한의 붕괴를 방지하려는 목표 때문에 인권침해를 묵인하는 것은 중국의 도덕성에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중국 사회 수면 아래서는 6·25 참전세대와 다른 현실주의자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안보상 완충지대 유지’라는 중국 정부의 전통적 대북관에 반대해 ‘개핵·개방을 거부하는 북한은 부담만 될 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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