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주 만나는 北中군부‥군사협력 강화되나

최근 들어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군사 분야 접촉이 눈에 띄게 활발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부터 보면 우리의 국방장관 격인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이 22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북한 군부 고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났다.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에 간 것은 2006년 4월 차오강촨(曹剛川) 국방부장 이후 3년7개월만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주에는 북한의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났다. 김정각은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조명록 군 총정치국 국장을 대리할 정도의 실세다.


지난 3일에는 북한의 공군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4월의 해군대표단에 뒤이은 것이다. 또 지난 6월 제2차 핵실험 직후에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 신병치료차 중국에 갔다 왔다.


이렇게 놓고 보면 양국 군부가 잇따라 ‘교환방문’을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측 군부 고위인사들이 쏟아 놓는 발언의 수위다.


일례로 량광례 국방부장은 북한군 고위층이 참석한 연회에서 “중.조(북) 두 나라 군대와 인민의 단결된 힘은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고 영원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50여년 전 중국인민지원군 전사로 조선에 와 있으면서 피로 맺어진 중조 친선 관계를 직접 체험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한국전쟁 참전 경험까지 거론하면서 북한 군부에 ‘가까움’을 표시한 셈이다.


또 쉬차이허우(徐才厚)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방중한 김정각 제1부국장을 만나 “(북.중) 두 나라 군대 사이의 친선 관계는 중조 관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며 각별한 유대감을 표시했다.


양국 군사관계의 이 같은 진전이 지난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방북 이후 나타난 전방위적 상호교류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 총리는 당시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조선(북) 동지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런 기조 위에서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등 다양한 합의가 양국 사이에 이뤄졌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7월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지정학적 의미 등을 고려해 북한과 북핵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입,관리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상당 기간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과 관련해 이달 초 국제위기감시기구(ICG)가 발표한 ‘중국의 대북정책 논쟁’ 보고서에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 포함돼 있다.


최근 중국 정부 내에서 ‘대북 지렛대를 활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전략주의자(strategist)’와 ‘북중 동맹관계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전통주의(traditionalist)’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져 결국 전통주의자 방식이 채택됐다는 내용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체제안보에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통해 핵문제 등을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안전보장을 생각하면 군사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중 양국이 최근 한미 군사동맹 강화에 자극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게이츠 이 국방장관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을 분명히 약속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차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작년 5월 한미 군사동맹을 ’지나간 역사의 산물’로 평가하면서 “시대가 많이 변하고 동북아 각국의 정황에 많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냉전시대의 군사동맹으로 역내에 닥친 안보문제를 생각하고 다루고 처리할 수 없다”며 부정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중국이 한미 군사동맹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최근 중국 군부 인사들의 대북 군사교류 중시 발언이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의식한 레토릭(수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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