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탈북 이야기가 동화가 됐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벌써 2만 4000명이 넘어섰다. 전년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지난해도 1509명의 탈북자가 한국에 안착했다.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는 탈북행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한다.


지난해 2월, 중국 공안(경찰)에 체포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 위기가 전해지면서 곳곳에서 북송을 반대하는 집회가 시작됐다. 국내외 인권운동가를 비롯해 정치인, 연예인 등이 함께하면서 갈수록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북송은 막을 수 없었다.


북한을 탈출해서 자유로운 한국의 품에 안기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힘든 여정을 겪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도대체 목숨을 걸고 북한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어 탈북 행렬이 끊이지 않는가? 이처럼 우리 아이들에겐 생소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동화 ‘국경을 넘는 아이들’이 최근 출간됐다.


저자 박현숙(사진) 씨는 데일리NK와 만나 지난해 이슈가 됐던 탈북자 북송문제가 동화를 집필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간 통일이 될 것이고, 북한 주민이나 탈북자들은 우리와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며 “아이들에게 그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북녘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의 사실적 전달을 위해 도서관을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탈북자들을 만나갔다. 이 같은 노력으로 탄생한 이 책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북한 문제를 풀어낸 창작동화다. 그러나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야기는 주인공 강일이의 자랑이자 우상인 외삼촌의 탈북 장면으로 시작된다. 유학까지 다녀온 외삼촌의 앞길은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월남자 집안의 외숙모와 결혼한 후 국가적 차별과 멸시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결국 한국행을 결심한다.


외삼촌의 탈북은 강일이네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고, 온갖 차별에 시달리는 어려움 속에 설상가상으로 다친 아버지가 변변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죽자, 강일이네는 압록강을 건너 외삼촌이 있는 한국으로 탈출할 것을 결심한다. 


강일이네의 한국행에는 꽃제비 순종이가 함께한다. 동네 아주머니의 사주로 강일이네를 감시하던 순종이가 탈북 계획을 알게 됐지만, 오히려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면서 함께 탈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행은 순탄치 않았다. 압록강을 건너던 중 국경 경비대원의 총에 맞은 엄마와 헤어지게 된다. 강일이와 순종이도 경비대에 붙잡혀 수용소로 끌려가 강제노동과 폭력에 시달린다. 수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긴 강일이와 순종이는 결국 수용소를 탈출, 중국에서 외삼촌이 보낸 브로커를 만나게 된다.


브로커의 도움으로 이들의 위험천만한 탈북 여정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국경으로 이동하던 열차 안에서 중국 공안을 맞닥뜨리게 된다. 순종이는 순간 기지를 발휘해 강일이를 숨겨주고 홀로 붙잡힌다.


“순종아, 미안하다. 그리고……미안하다.” 중국에 홀로 남겨진 순종이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이 담긴 강일이의 독백은 독자들에게 강한 여운을 준다. 강일이는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올 수 있었지만, 순종이는 북송 위기에 놓인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강일이, 순종이와 탈북 여정에 함께한 아이들은 순종이의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한국으로 오지 못한데 대한 안타까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순종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북자 북송, 북한인권 문제 등 어른들은 올바른 해결 방법을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송 문제, 인권 문제 등은 오히려 아이들의 시각이 정확한 해결책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저자는 북한인권 현실의 처참함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특히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문제 현실을 지적하기 위해 공개처형 문제를 거론해야 했지만,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미칠 영향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경을 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한 동화지만 북한의 현실과 통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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