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키지 않아도 北 국제사회 편입시켜야”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단 한가지 방안은 실질적인 포용정책뿐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보스턴 글로브(BG)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를 통해 강조했다.

제이슨 샤플렌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전 고문과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대사는 23일자 BG와 25일자 IHT에 실린 기고문에서 “적을 극복하려면 적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북한 김정일이 5㎿ 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일상적인 정비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핵무기 제조를 위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꺼내기 위한 것일 수도 있으며 협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허세일 수도 있다.

부시 정부는 대응하기에 앞서 김정일의 생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현재 2개의 완제품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앞으로 6~8개를 더 만들 재료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신이 김정일의 입장에 있다고 가정할 때 미국이 ▲ 당신을 ‘악의 축’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하고 ▲선제공격 전략을 펴고 ▲이런 전략으로 이라크를 공격하고 ▲이란을 포용하려는 유럽 동맹국들과 공동보조를 취하기 거부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럴 경우 당신의 선택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김정일은 무자비하고 비도덕적인 인물일 지는 몰라도 어리석지는 않다. 그는 어느 지도자라도 자신과 국가의 존속을 위해 했음직한 일을 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

북한을 무력으로 침공하는 것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 소재지도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칫 8만~9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3위와 7위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한국을 비롯, 긴요한 동맹관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

강경 정책 역시 해답이 아니다. 부시 정부의 혼란스러운 대북정책은 결국 미국이 그토록 피하려고 애쓰던 결과를 고스란히 초래했다.

2001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거나 있다 해도 고작 2개였지만 지금은 6~8개를 갖고 있다. 2001년에만 해도 북한의 플루토늄 처리계획은 동결돼 국제기구의 감시를 받았지만 지금 북한은 동결조치를 깨고 플루토늄을 재처리했으며 앞으로도 재처리를 계속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모두 종합할 때 미국의 선택은 오직 하나, 의미있는 포용정책 뿐이다. 미국은 북한이 구체적인 보상을 받기 전에 핵프로그램을 전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세상에 신뢰도 하지 않는 적으로부터 미래의 약속 하나만 믿고 유일한 생존 카드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지도자는 없을 것이다.

김정일은 물론 개방 없이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중국과 베트남을 통해 지도자들이 집권 유지와 경제개혁을 동시에 해 나가는 방식을 배웠고 조금씩이나마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북한 방문객들은 과거보다 상점의 상품이 많아져고 거리에서도 활기를 목격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김정일은 혼자서 모든 일을 해 나갈 수는 없으며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이 북한의 개방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는 생존을 위해 미국으로서는 최악의 악몽인 핵무기 장사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키지 않더라도 북한을 각종 안보 포럼들과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사회에 편입시켜야만 한다.

우리는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이나 핵 무기 및 기술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 아래서만 포용 조치를 펼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조건을 위반할 경우 북한은 즉각 가장 혹독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중국은 이럴 경우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철통같은 보장을 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김정일을 다루는 것은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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