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북·미 회동 가능성 주목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문제 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주 쯤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의 진원지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내주 영국 방문설이다. 8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내주 중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행사 참석차 독일에 간 힐 차관보가 베를린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했던 만큼 힐 차관보가 영국을 방문할 경우 런던, 베를린 등 북한 공관이 있는 곳에서 또 한번 양자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국제회의야 언제든 열릴 수 있지만 북.미 수석대표 회동이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측도 “계획 잡힌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아직 BDA 문제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태에서 양국 수석대표 회동을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주 BDA 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가 임계량에 도달할 것 같다”는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의 전망에서 보듯 BDA 문제가 이번 주 후반 또는 내주 초 해결될 가능성이 점쳐짐에 따라 내주 북.미가 만날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북한.중국.미국 등 BDA문제의 관련 당사국들은 북한 자금 송금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백업’ 차원에서 한국수출입은행을 중개은행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더해 북한도 송금을 위해 BDA내 52개 계좌의 통합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돈을 중개할 은행만 주중에 확정짓는다면 내주 초까지 송금 성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BDA 해결 직후 힐-김계관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올해 1월 2.13 합의의 산파역을 했던 ‘베를린 회동’에 이어 북핵 프로세스에서 또 한번 전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회동이 성사되면 두 사람은 무엇보다 초기조치 이후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절차까지 이르는 세부 로드맵을 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의 핵시설 불능화와 중유 100만t 상당의 대북 지원을 명문화한 2.13 합의 이행 시간이 얼마나 단축될 수 있느냐는 결국 북.미 양자 협의에 달려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지난 3월5~6일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양측이 ‘연내 불능화 및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양자가 다시 만나면 이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비핵화 프로세스를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북.미가 사전 회동을 통해 연내 불능화의 밑그림을 그리면 세부적인 이행절차 합의는 곧 이어 열릴 차기 6자회담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측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 공사는 현지시간 7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편리할 때 방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BDA 해결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기에 북측이 힐 차관보의 방북에 이처럼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BDA해결을 즈음해 제3국에서 북.미 수석대표 회동이 추진된다면 북한이 마다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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