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금강산관광 10주년..재개 계기될까

지난 7월11일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피살 사건직후 중단된지 3개월이 돼가는 금강산 관광이 다음 달 18일 개시 10주년을 맞아 정상화의 계기를 맞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11월18일이 금강산 관광 10주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10월말이나 11월 초에 재개됐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해 모종의 긍정적 조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비록 다음날 통일부가 대변인을 통해 ‘희망사항’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10주년’이라는 계기는 남북 모두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입장에서 금강산 사업은 현찰 수익을 보장한다는 점 외에도 고(故) 김일성 주석이 터를 닦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완성한 사업이라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10주년이라는 `이정표’를 맞아 관광이 중단된 채로 있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 그 첫번재 배경이다.

또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남북관계의 상당부분을 사실상 연계한 우리 정부로서도 `10주년’이라는 계기를 활용, 금강산 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는 북 측에 금강산 사건 해결을 위한 당국간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이 사건에 평양 당국을 개입시키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이 북한 땅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이번 사건의 성격상 우리 정부로서도 북한 당국이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매우 좁다.

이처럼 당국간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 측에서 북측과의 담판을 통해 북이 우리 당국의 요구에 호응토록 함으로써 돌파구를 만든 뒤 당국이 나서 정식으로 관광 재개를 논의하는 그림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 안팎에서는 통일부 차관 출신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작년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우리 당국에 앞서 평양 측과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수 있길 기대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현대아산 차원의 문제 해결 노력에도 아직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 사장은 6일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통일부 국감에서 “최고경영진의 방북을 통해서라도 문제를 풀어보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현회장의 방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현장에서 일부 (대북) 접촉이 있지만 정식 접촉은 북측의 지침이 있어야 하는데 그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실효적 협의는 못하고 있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아직까지 북한에겐 `6.15, 10.4선언 이행 천명’을 요구하며 내세운 대남 강경기조가 관광 재개의 현실적 필요성 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상황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직 금강산 관광 10주년까지 40일이라는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은 상황 변화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북핵 프로세스와 관련,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담판을 진행중인 북.미가 비핵화 2단계를 마무리하는 극적 합의를 도출할 경우 그에 따라 조성될 한반도 정세의 `온난 기류’가 긍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핵상황 진전을 명분으로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개성공단 관련 문제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 관문이 된 금강산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분위기가 양측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