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추정 泰여성 가족 ‘돌아올거라 믿어요’

태국의 영어 일간지 네이션은 4일 마카오에서 27년 전 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 여성 아노차 판조이(당시 19세)의 가족 근황 등을 그녀의 사진을 곁들여 크게 보도했다.

네이션은 ‘너는 어디 있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노차의 태국내 가족들의 말을 빌어 그녀가 27년 전 보낸 편지에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었다고 전했다.
네이션지 보도에 따르면 가족들은 이것이 그녀에게서 들은 ‘마지막 말’이 됐다며 아직도 그녀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노차의 납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주한 미군으로 복무중 탈영, 월북했다가 일본에 정착한 찰스 로버트 젱킨스(64)의 일본어 수기 ‘고백’에 아노차라는 태국 여성이 다른 월북 주한 미군 병사와 결혼해 살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젱킨스는 ‘고백’에서 아노차가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주장했다.

아노차의 태국내 가족들은 그녀가 종적을 감추기 전 몇달만 더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편지를 보내왔었다고 회고했다.

가족들은 이후 몇년간 그녀의 소식을 기다렸으나 행방을 짐작할만한 자취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가족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예쁘고 착한” 그녀에 대한 생생한 기억뿐이라고 말했다.

태국 북부 관광지 치앙마이에 살고 있는 그녀의 오빠 숙캄(59)은 “가족들이 27년 이상 그녀를 기다려왔다”며 아노차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아노차의 어머니는 40년 전 사망했고 아버지는 불과 3개월 전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아버니는 실종된 딸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아노차의 아버지는 막내이자 외동딸인 그녀를 애지중지했다. 아노차에게는 언니가 한명 있었으나 어렸을 때 죽어 집안에 딸은 아노차뿐이었다.

가족들은 아노차가 북한에 살아 있다는 소식이 큰 기쁨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녀의 오빠 숙캄은 어릴 적 이름이 ‘부파’ 였던 그녀가 동네에서 가장 예쁜 소녀들 중 한명이었다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녀는 학교를 마친 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방콕으로 가 일을 했고 매달 1천∼2천 바트(지금은 1바트당 25원꼴)씩 돈을 시골집에 보내왔다.

1978년 마카오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가족에게 보낸 후에도 매달 생활비를 송금했고 마카오로 간 지 석달 만에 태국의 가족들을 방문했다.

숙캄은 “그해 4월 아노차에게서 5월에 귀국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방법을 몰라 당시 실종 사실을 태국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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