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아들 보고 싶어 죽지도 못해”

“진작 죽어야 했는데 아들보고 싶어 죽지도 못하고 있다”, “살아 있으면 꼭 만나게 해 달라”

28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의 한 횟집에서 열린 ‘납북자 가족 피해 지원법’ 설명회에 참석한 30여명의 남북자 가족들의 입에서는 한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21살 너무 어린데 갔어. 잠 안들면 오직 아들 생각뿐”이라는 팔순의 손복녀 할머니.

31년 전 강릉에서 오징어 배 천왕호를 타고 갔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해운(당시 21세)씨의 어머니 손 씨는 가방에 넣고 다니는 아들의 사진이 들어 있는 중학교 졸업앨범을 꺼내 보이며 울음을 훔쳐냈다.

“잘 생겼지?”
“중학교를 졸업 한 뒤 취직이 어려우니 더 배워야겠다며 오징어 배를 타 돈을 벌어 고등학교에 가겠다며 배를 탄 게 화근이었다”며 “먹고 살만 했으면 그렇게 보내지 않았을 텐데…”라며 목이 메었다.

까까머리에 교복을 단정히 입은 10대의 아들이 환한 웃음을 지어내고 있는 앨범 속의 아들을 가리키며 “아주 똑똑했어…그 배에 탄 사람 중에 아들이 가장 나이가 어린데 내 가슴이 어찌 편안하겠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자리에는 같은 배를 타고 갔다 30년만인 작년 8월 귀환한 고명섭 씨의 어머니를 붙잡고 “그래 얼마나 좋아”라며 한탄을 이어 갔다.

허리가 굽어 언뜻 보기에도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는 손 씨는 “아들이 살아 있는 지 알아보려고 점을 얼마나 봤는지 몰라…내년에 온다…다음에 온다”는 점쟁이의 말이 맞기를 바랬지만 결국 아직 생사확인조차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같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납북자 가족들은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슬픔을 나누고 있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