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김영남씨의 가족상봉…의미와 전망

지난 1978년 고교 1학년 재학 중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씨가 28일부터 시작되는 제14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4회차에서 어머니 최계월씨와 누나 김영자씨를 만나게 된다.

전라북도 군산시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실종된 이후 28년만에 가족을 만나는 것.

특히 김씨는 북한에서 요코다 메구미씨와 결혼생활을 했고 대학생인 딸 김혜경씨까지 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상봉은 납북자 문제 뿐 아니라 일본인 납치문제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영남씨는 이번 상봉행사에서 모든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가짜 유골문제’ 등 메구미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일본이 요구하고 있는 딸 혜경씨의 송환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해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으나 일본이 말도 안되는 주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메구미씨의 딸 혜경씨는 어머니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해 일본의 무책임한 의혹제기에 대해 강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산 상봉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북측 관계자들은 “이번에 남측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모두 털고 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과정을 통해 납치문제에 대한 남한과 일본의 접근법 중 어느 쪽이 더 타당한 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은 납북자 문제의 작은 진전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면서 생사확인-상봉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16차 장관급회담에서는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내 향후 남북간의 접촉결과가 주목된다.

반면 일본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 납치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냈으면서도 메구미씨 유골 문제 등에 얽매이면서 더 이상의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고 북측도 일본에 대해서는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친인 최계월씨가 납북된 아들 김영남씨와 만날 뿐 아니라 얼굴도 모르던 손녀 혜경씨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씨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일본측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일본언론에 대한 취재거부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문제는 김영남씨의 이번 상봉이 일회적으로 그쳐서는 안되며 앞으로 6.25전쟁 이후 납북자들 문제를 푸는 출발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남측에서는 2000년 11월 제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1987년 납북된 동진27호 갑판장 강희근(56)씨와 남측의 어머니 김삼례씨를 상봉시킨 이후 국군포로.납북자를 ‘특수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시켜 지금까지 총 26가족 104명의 상봉을 성사시켰다.

이제는 납북자 가족 전원이 헤어진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을 이뤄야 할 뿐 아니라 재상봉과 재결합까지 이어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기존의 적십자 채널 이외에 당국간 채널을 열어 정치적 성격이 강한 납북자 문제를 북측과 직접 협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인도적 사안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판이 깨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납북자의 아픔을 풀어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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