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동진호’ 선원 딸 思父曲

“지난 18년동안 남북한의 체제 경쟁 구도 속에서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써야 했던 아버지가 이날 만큼은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시기를, 눈물을 머금고 간절히 바랍니다”

1987년 북한 경비정에 납치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60)씨의 딸 최우영(35)씨가 아버지의 회갑(26일)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아버지의 송환을 호소하는 장문의 편지를 신문광고로 낸다.

19일 오후 한 일간지 광고를 통해 선보일 편지에서 최씨는 18년간 가슴에 묻고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담한 필체로 기록했다.

최씨는 18년 전 아버지가 북에 납치된 뒤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으나 기다림은 끝날 줄 몰랐다.

최씨는 편지에서 “위원장께서는 부친인 고 김일성 주석을 위해 지금도 엄청난 규모의 기념사업을 하고 계실 만큼 효자로 알고 있다”며 “같은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는 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김 위원장의 감성에 호소했다.

최씨는 “이미 일본인 납북자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귀국시켜준 사례가 있지 않느냐”며 “어찌하여 남한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에는 침묵하고 계십니까.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제 아버지도 미전향 장기수이지 않습니까”라고 적었다.

최씨는 납북자 송환에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에둘러 나타내기도 했다.

“미전향 장기수 송환을 위한 북한의 끈질긴 노력, 남한내 인권단체와 연대, 자국민 보호를 남북협상에서 최우선 과제로 둔 김 위원장을 지켜보면서 제가 북한 사람이었으면 지금쯤 아버지를 모셔왔을 것이라는 부러움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편지 말미에서 최씨는 김 위원장에게 작은 소망 한 가지도 전했다.

“26일은 아버지가 60번째 생신을 맞는 환갑날로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마음으로는 당장 아버지를 모셔와 환갑 상을 차려드리고 싶지만, 그게 안된다면 그 쪽에서라도 아버지의 환갑날을 기억해 상을 차려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아버지가 평소 흰 쌀밥과 생선회와 소주를 좋아했고 어머니가 끓여준 얼큰한 매운탕을 즐겨 들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최씨는 “납북자 문제 해결은 위원장님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본다. 부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아버지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진정한 통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며, 제 아버지와 같은 분들이 당당하게 38선을 건너 돌아오시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최씨는 말미에 “꿈에서조차 한번도 잊은 적 없는 사랑하는 아버지의 환갑을 앞두고 정성껏 차린 밥상 한 번 올리지 못하는 불효된 마음을 이 세상 아버지들과, 아버지가 존재하기에 행복한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편지를 맺었다.

최씨는 1999년 아버지가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있다는 소식을 들은 뒤 2000년 6월부터 납북자 가족협의회의 회장을 맡아 납북자 송환운동을 벌여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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