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탈북자 대처 잇달아 물의..대책없나

주 선양(瀋陽) 총영사관이 도움을 요청하는 납북어부 최욱일씨를 박대한 일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영사관이 관리하던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중국공안에 체포돼 북송 처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군포로 3명의 가족 9명은 지난 해 10월 탈북해 주 선양총영사관 관계자에게 인도됐으나 총영사관에 진입하기에 앞서 영사관 직원이 알선한 민박집에 투숙하던 중 공안 당국에 체포돼 북송 처리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최욱일씨는 총영사관 직원의 불친절 문제가 불거지긴 했어도 일이 잘 풀려 지난 16일 무사히 한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총영사관의 관리 하에 들어왔던 탈북자들이 외부 민박집에 머물다 주인의 신고에 의해 공안에 적발되는 바람에 북송됐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는 훨씬 크다는 평가다.

납북자.국군포로 본인이 아닌 그 가족이 탈북했을 경우 그들의 신분은 엄밀히 말해 출입국 관련법을 위반한 북한 국적자이기 때문에 총영사관이 나서서 이들을 공관 안으로 데려올 경우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

때문에 납북자.국군포로 가족의 경우 공관 밖 안전한 장소에서 보호하면서 한국행 절차를 밟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이 당국자는 부연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국군포로 가족에게 응당 제공되어야할 보호조치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아울러 국군포로 가족들이 공안에 체포된 후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와의 교섭에 나섰음에도 이들의 북송을 막지 못한 정부 당국도 책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 같은 사태가 생기기 까지는 국군포로 가족들을 안전한 곳에서 보호하지 못한 선양총영사관 담당자들의 업무소홀 및 과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부분은 향후 감사 등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보다 구조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정부가 납북자 및 탈북자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수용하지만 남북관계를 감안할때 북한 체제의 위협요인 중 하나인 탈북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더 나아가 탈북을 장려하는 모양새는 절대 취할 수 없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
게다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탈북자들이 출입국 관련 법을 위반한 외국인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중국측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정부가 고려할 요인들이 이처럼 많다 보니 납북.탈북자 보호 및 처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담당자들이 열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할 여건이 못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업무를 관장하는 직원들을 교육하고, 업무를 개선할 수 있는 동기의식이 부족한게 사실”이라며 “담당 직원들도 워낙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여서 탈북.납북자 관련 업무 처리를 두려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런 탓에 정부도 뾰족한 대안을 내 놓지 못한 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통상부는 17일 국군포로 가족 북송과 관련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정부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관련국 정부와의 협조 하에 앞으로 국군 포로와 가족의 보다 안전한 귀국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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