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월북발언’ 記協회장과 정면충돌

▲납북자단체 회원들이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북에 납치됐다가 귀환한 납북자를 비롯한 납북자 단체 회원들과 ‘월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기자협회 정일용 회장이 정면 충돌했다.

납북자 단체 회원들은 6일 오후 프레스 센터 기자협의실을 항의 방문하고 정 회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이 13층 기자협회장실을 방문해 정 회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회장이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정 회장이 지난 1일 KBS 방송에 출연해 ‘상반된 주장이 있기 때문에 납북자로 단정할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납북자 단체들은 ‘납북자를 월북자로 라고 간주했다”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납북자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1시 경 프레스 센테에 도착,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13층에 있는 기자협회 사무실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양측의 상반된 주장으로 결말이 나지 않자 납북자 단체 회원들이 더 이상 면담의 의미가 없다며 철수하려 하자, 정 회장이 “사과하기 전에는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흥분한 귀환 납북자가 사무실 집기를 집어 던지자 탁자의 유리가 깨졌다. 이후 귀환 납북자들과 정 회장이 멱살을 잡는 등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진정됐지만, 납북자 단체 회원들은 정 회장의 사과를 재차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13:00경 납북자 단체, 정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개최

<납북자 가족모임> 회원들은 이날 오후 1시 프레스센터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귀환 납북자 이재근, 진정팔, 고명섭, 김병도 씨가 함께했다.

최성용 대표는 “100명이 넘는 납북자들이 강제로 끌려간 것을 직접 확인했음에도 정 회장은 납북자를 월북자로 간주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북한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정 회장은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 회장은 이 모든 책임을 한국기자단과 납북자 가족들에게 덧씌우려하고 있다”며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물론 상식적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도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13:30경 기자협회 회장실 방문, 정 회장 부재중

10분 후 이들은 기자협회 회장실을 찾았다. 최성용 대표는 “정 회장과 통화를 해 오늘 오전에 온다고 약속을 했고 사무국장과 13시에 온다는 것을 확인 했는데 정 회장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1시간 가량이 흐른 후에 정 회장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정일용 회장이 기자들을 나가라고 하자 귀환납북자들이 반박하고 있다. ⓒ데일리NK

▲최성용 대표와 정일용 회장이 언쟁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14:00경 정 회장 등장, “기자들은 나가라”

뒤늦게 사무실에 도착한 정 회장은 현장 기자들의 철수를 요구했다. 그는 “최 대표와 귀환 납북자들과 만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기자를 비롯해 나머지 사람들은 나가라”고 말했다. 최성용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확하게 이야기 해야한다”며 취재를 요구했지만 정 회장은 극구 기자들을 내몰았다.

▲굳게 닫힌 회장실. ⓒ데일리NK

▲귀환 납북자들과 정 회장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자 기자협회 간부들이 말리고 있다. ⓒ데일리NK


14:10경 정 회장 “난 납북자를 월북자라고 한적 없다”

면담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면담 도중 양측 간에는 시종일관 고성이 오갔다. 귀환 납북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월북자냐, 정회장은 조선노동당기자협회회장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회장은 시종일관 “난 납북자를 월북자라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이 양반아!”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귀환 납북자 이재근 씨가 정 회장 발언 전문을 읽으며 조목조목 지적하자, 정 회장은 “그런 말을 한적이 없는데 왜 말했다고 우겨대는 거냐”고 따졌다.

귀환 납북자들은 “수십년 동안 북한에서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다가 목숨 걸고 탈북한 우리들 보고 자진한 월북자라고 한 정 회장은 각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과 최성용 대표가 언쟁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14:30경 경찰 등장 “기자협회에서 요청해서 왔다”

면담 시작 30분 만에 남대문 경찰서 소속 사복경찰이 들이 닥쳤다. 이들은 “기자협회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출동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경찰들은“회장님 발언에 대해 오해가 있다면 그것에 대해 정확히 해명을 해달라”며 중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납북자들이)남의 사무실에 들어와 하지도 않을 말을 했다”고 생떼를 쓴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와 정 회장이 서로 고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NK


15:00경 정 회장, “명예훼손으로 최 대표를 고발하겠다”

면담이 종료될 즘에 정 회장이 “최성용 대표와 귀환납북자들이 나를 명예회손 했다”면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막말을 하고 멱살을 잡은 이들이 오히려 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과하기 전에는 사무실에서 나갈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납북자 관련 질문에 왜 납북자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자진 월북자만 강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고 묻자, 정 회장은 “이자리에서 뉘앙스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며 해명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귀환납북자들은 대화의 가치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은 뒤 철수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정 회장이 “사과하기 전에 나갈 수 없다”고 재차 포문을 열었다. 이에 최 대표는 “우리도 당신의 사과를 듣기 전에는 철 수 없다”며 장기 농성에 들어갈 태세를 보였다.


15:30 귀환납북자, “무기한 점거 농성 하겠다”

면담을 마친 후 도희윤 피랍인권연대 사무총장은 “면담 결과 대화할 가치가 없어 철수하려 했는데, 오히려 우리에게 사과를 요구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 회장이 사과할 때까지 무기한 점거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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