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송환-北지원 연계, 투명해야

▲지난해 개최된 국군포로 송환 촉구대회

▲지난해 개최된 국군포로 송환 촉구대회

정부가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을 전제로 북한에 경제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또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상호주의적 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고무적이다.

납북자, 국군포로 관련 단체들은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에 할 말도 못하고 끌려 다니며 줄 것은 다 준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퍼주기’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할 말을 하면서 얻을 것은 얻겠다는 변화된 태도는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종석 장관은 납북자 문제에 비교적 관심을 가져온 편이다. 지난 달에는 납북자, 국군포로 단체 대표들과 연이어 면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납북자, 국군포로 관련 단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정부의 변화를 촉진시켰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동안 이들 단체가 가족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정부에 생사확인과 송환촉구 활동을 벌여온 노력은 실로 눈물 겨웠다.

대북지원, 반드시 국민 동의로 투명하게 집행돼야

문제는 정부의 상호주의 정책을 과연 북한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납북자 관련 단체 대표들은 “그동안 북한이 보여 온 행태를 봤을 때 보다 많은 지원을 받으려고 할 것이며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북한은 상당히 고압적으로 나올 것이며 이로 인해 정부는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보다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각종 고자세 전술로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원칙적이며 일관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중에서 강조돼야 할 사항은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의 ‘반대급부’ 차원에서 이루어질 대북지원에 대해 반드시 국민적 동의를 받고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10일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께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보고를 드리더라도 받아들이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 해결에 반대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납북자 해결을 위해 제공되는 대북지원 내용에 대한 공개성을 약속하고 경과 보고를 통해 국민을 납득시키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이장관의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조건 대북지원’ 발언은 타이밍으로 볼 때 묘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에 유리한 멍석을 깔아주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발언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차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터이니, 일단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보자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문제는 정략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정부가 제의할 구체적인 내용으로도 대다수 국민들은 짐작할 수 있다.

오는 21일~24일로 예정된 평양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제의할 구체적인 내용이 어떠할지 자못 궁금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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