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법안’ 담당부처 이제 정해지나?

▲ 15일 납북자 단체 대표들이 관계부처 담당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관계부처 간 갈등을 빚어오던 납북자 관련 법안의 주무부처가 이르면 이번 달 안에 확정될 전망이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과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층 면담실에서 통일부와 행정자치부 관계 담당자들을 만나 납북자 법안 주무부처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통일부와 행자부의 실무 담당자 및 두 부처간 갈등을 조정한 국무조정실 담당 사무관도 참석했다.

최성용 대표는 “자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책임을 다하지는 못할망정 관계부처끼리 기싸움 벌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회에는 통과 의지가 있는데 정부에서 관계부처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도희윤 사무총장도 “지난 1일 열린 납북자 대회에서 납북자 법안을 분명히 행자부가 맡기로 공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또 다시 주무부처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가족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우리도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고, 오늘만큼은 책임 있는 답변을 들어야 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관계 담당자는 지난 1일 납북자 가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납북자 관련법안 통과 촉구대회에 참석, 납북자 법안의 주무부처를 행자부가 맡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행자부와 통일부의 주무부처 논란을 중재하기 위해 나선 국무조정실 전창현 행정사무관은 “국무조정실에서도 이 문제의 시급성을 깨닫고, 몇 차례 회의를 거쳐 거의 결정이 나 있는 상태”라며 이번 달 안으로 주무부처가 확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납북자 법안을 담당할 주무부처에 관한 논란은 지난 6월부터 계속되고 있어, 가족들은 법안 통과를 시도하기도 전부터 어려움이 따른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납북자 관련 법안을 제정하라는 국가인권위 권고에 따라 이 법안의 주무부처를 행자부에서 맡기로 지난 6월 양 부처 장관이 합의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 중심으로 제출된 납북자 법안들이 애초 국가인권위 권고안의 범위를 넘는다며 행자부가 주무부처 담당에 난색을 표하자, 통일부와 행자부는 소관 업무의 차이를 들며 6개월간 공방을 벌여왔다.

이후 행자부와 통일부 담당자, 납북자 단체들이 모여 조정을 이뤄보려고 했지만, 의견차는 쉽사리 좁혀지지 못했다.

도 총장은 “오늘 책임 있는 관계자들과 국무조정실까지 와서 합의했으니 빠른 시일 안에 확정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주무부처가 확정되는대로, 12월 정기국회 회기동안 납북자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