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단체 “對南-對北 공동성명 준비”

▲ 6.25 전쟁 납북자 송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가족회 회원들

정부가 북송을 희망하는 장기수를 조만간 추가 송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자 납북자 단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제6차 적십자 회담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논의가 당국간 형식적 논의에 그치자 관련 단체들은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적십자 회담이 국내 여론 무마용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수 송환 방침이 발표되자, 관련 단체들은 남북 당국이 납북자 가족들을 우롱(愚弄)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3일 DailyNK와의 통화에서 “장기수 송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송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관계부처와의 협의와 명단 작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일부 언론 보도처럼 일주일 내에 송환 여부와 명단 작성을 마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장기수 북송추진위에서 작성한 28명의 송환 희망자 명단을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늦어도 10월 중 명단 작성과 구체적인 송환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장기수 북송방침을 전해들은 납북자 단체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 단체들은 4일 오전부터 회동을 갖고 ‘대남, 대북 공동성명’ 발표 등 강력한 송환반대 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영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은 “통일부가 납북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돌보지 않은 채 장기수 북송을 통해 정치적 효과만 노리고 있다”면서 “단체간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남한에 있는 장기수들은 생사확인도 되고, 일부는 서신 연락도 가능하지만 북한으로 끌려간 납북자들은 생사확인도 안되고 훨씬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납북자 문제 해결도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장기수를 앞장서서 송환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6.25 납북자가족협의회> 이미일 회장은 “납북자 가족들이 생사만 확인해달라고 그렇게 호소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북한에게 우리가 나서서 장기수를 송환을 선물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 대북(對北), 대남(對南) 공동성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송환 희망자에는 인민군으로 6.25 전쟁에 참여했다가 빨치산 활동 중 붙잡힌 장기수도 몇몇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포로 가족들의 상호주의 요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군포로가족협의회> 서영석 회장은 “장기수 송환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여기에 상응하는 북한의 인도적 조치도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6.25 전쟁에 참전한 인민군도 송환하는 마당에 국군포로 생사확인과 송환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은 “이번 장기수 송환은 정부의 정략적인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련 단체들과 협의해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송환반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납북자 단체들은 5일 오전 11시 30분에 통일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수 추가 송환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예정이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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