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김영남 母子 28년만에 극적 상봉

▲ 28년만에 상봉한 김영남씨와 모친 최계월씨. ⓒ연합

1978년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된 김영남씨와 모친 최계월 씨가 28일 오후 금강산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

김영남 씨 모자는 이날 오후 3시 금강산 해금강 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단체상봉장에서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 씨와 함께 재혼한 부인 박춘화(31)씨와 딸 혜경(18), 아들 철봉(7)군이 함께 나왔다.

28년만에 재회한 김씨 모자는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자 마자 껴안고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김씨의 얼굴을 만지며 “우리 아들, 우리 아들”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얼굴이 괜찮다. 어릴적 모습과 똑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어머니 건강한 모습 보니 기쁘다”며 “좋은날 울긴 왜우냐”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 돌아가신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 계셔서 좋다”며 “막내아들 때문에 마음 고생시켜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 요코다 메구미 사이에서 낳은 딸 혜경(은경)양과 재혼한 부인 박춘화씨, 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철봉군 ⓒ연합

상봉 자리에 함께한 김씨의 누나 영자씨도 “동생을 보니 너무 기쁘다”며 “예전 얼굴 모습 그대로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씨는 큰절을 하고 부인 박씨를 가리키며 “막내며느리를 소개할게”라고 말하자 박씨는 최씨에게 “평양며느리 절 받으세요”라면서 절을 올렸다. 이어 손자 철봉군, 손녀 혜경양도 큰절을 했다.

최씨는 “딸 이쁘고 막내도 착하고, 마누라도 이쁘고..다 잘 얻었다”라고 말했다.

탁자에 앉은 영남씨는 최씨의 손을 꼭 잡고 “이 좋은 날 울지마”라며 다독인 뒤 “아버지 언제 돌아가셨어”라고 물었다. 그는 “막내아들 때문에…”라며 눈시울을 붉혔고, 최씨가 “그래, 막내아들 때문에”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는 김씨와 일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혜경양을 얼싸 안고 “사진에서 많이 봤다”며 손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북측은 요코다 메구미가 1994년에 사망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혜경양은 흰 저고리에 검은 색 치마차림이었고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종합대학 배지를 달고 있었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상봉을 지켜보던 혜경양은 연방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며느리 박씨와 철봉군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김씨는 내일 금강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베일에 가려진 납북경위, 요코다 메구미 사망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