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납북자 기역의 날’행사 참석자들이 납북자들의 사진 앞에 헌화하고 있다./목용재 기자 |
아버지, 나이가 들수록 못 견디게 보고 싶은 아버지
지금 북녘 땅 어느 산자락에 누워
지나쳐온 운명의 길을 회상하고 계십니까
일제강점기 그 시절 1920년 대에 당신은 홀연히 나타나셔
민족의 숨결과 정서를 담아 시를 만들었지요
6·25 사변은 아버지의 납북으로 이어졌고 아들은 진한 아픔을 갖고 사는 고아가 됐지요
27일 열린 ‘제2회 납북자 기억의 날’에서 김성호 6·25전쟁납북자가족협의회 명예 이사장은 파인(巴人) 김동환 시인의 아들이 납북된 아버지를 그리며 지은 시 ‘아버지’를 낭독하며 전쟁납북 가족들의 아픔을 대변했다.
6·25전쟁납북자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는 6·25 전쟁 61주년, 휴전회담 58주년을 기념하여 ‘제2회 납북자 기억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납북돼 희생되신 것만도 억울한데 납북이 아니라는 북한의 거짓 주장을 방관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희생자의 마지막 명예조차 박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은 “6·25전쟁 납북피해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법 시행을 계기로 올해부터 납북자 신고를 받기 시작했다”면서 “너무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신고 건수가 저조하지만 이 법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격려사를 보내와 “납북자는 물론 그 가족들이 겪어온 고통을 생각하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문명사회에서 납치는 있을 수 없는 가장 극악한 반인륜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문명사회 구성원으로서 납치 및 납북자 문제에 대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며 국제사회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한 우리 정부는 납북 및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전시납북자에 대한 기억을 고취시키기 위한 음악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프라노 김호정 씨가 ‘그리움’ ‘님이 오시는지’ 등의 노래를 독창했고, 색소폰 연주자 이인수 씨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 등 두 곡을 연주했다.
참가자들이 납북자들의 사진에 헌화를 하고 6·25전쟁납북자가족협의회원들이 ‘만나야 하리’를 합창하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