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김영남회견, 납북가족에게 청천벽력”

▲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와 납북자가족협의회(회장 최우영)는 4일 오전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납북자 가족단체들이 ‘표류입북’을 주장한 김영남 씨의 기자회견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가족들은 “김씨의 회견은 납치행위 자체를 부인하려는 북한 당국의 거짓놀음’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전시 납북자 이봉우씨 상봉이 돌연 무산된 것과 관련 통일부 장관의 해명과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이미일)와 납북자가족협의회(회장 최우영)는 4일 오전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김영남씨를 내세워 납치를 부인하는 등 북한은 더 이상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들은 “김영남씨 가족 상봉은 오매불망 가족을 기다리는 우리 납북자 가족들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납북을 부인하는 김영남씨의 기자회견은 우리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았다”며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북한은 납치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가족들에게 사죄하며, 모든 납치의혹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왜 북한의 거짓말을 동조하고 조장하는가 알고도 속는 것인가”라면서 “정부는 북한의 거짓 놀음에 동참해서는 안되며, 납북자는 이산가족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라고 북한에 당당하게 주장하라”고 촉구했다.

최우영 회장은 “지난 7년동안 납북자 송환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을 했으나 이뤄진 것은 없다”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통한 납북자 가족들의 만남은 송환과 거리가 먼 비극”이라고 읍소했다.

상봉이 좌절된 이봉우 씨의 아들 상일씨는 “북한이 갑자기 돌변해 56년의 한을 풀 기회조차 무산됐다”면서 “정부는 북한에 당당하게 말 한마디 못하고 있는데 북한에 공개해명과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을 비롯해 전시 납북자 이봉우씨 가족들은 이날 오후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상봉 무산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