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들 “2005년에는 좋은 소식을”

“내년에 남북관계도 풀린다고 하니 납북자 문제도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납북자 가족 50여 명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뒤편에서 국무총리실 산하에 납북자 특별위원회 설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무교동에 있는 한 식당에 모여 조촐한 송년 모임을 가졌다.

가족들에게 2004년은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납북자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정부와 국회에 권고함으로써 오랜 설움은 풀었지만 지지부진한 입법 작업을 보고는 또 한 번 실망을 감추지 못했던 한 해였다.

모처럼 얼굴을 맞대고 앉은 납북자 가족들은 아직까지 좀체 해결 기미가 보이지않는 납북자 문제를 놓고 서로 위로하면서 정부측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2000년 극적으로 귀환한 납북어부 이재근(68)씨는 “일본 정부는 직접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납북자 가족을 데려오기도 하는데 우리 정부도 북측 당국에 납북자의송환을 적극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남쪽에 남은 가족들은 연좌제로 공무원이 되거나 취업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호구지책으로 중동 근로자로 나가려고 해도 정부에서 여권을 내주지 않아 무진고생을 했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1976년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남편이 탄 어업지도선이 납북됐다고 밝힌 김필선(61)씨는 “당시 도(道)에서 책임을 면하려고 어업지도선이 아닌 일반 어선이 납북됐다고 둘러댔던 기억이 있다”며 “정부가 이런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1975년 8월 납북된 천왕호 선원 가족인 허용근(49)씨는 “당장에 납북자 송환이 어렵다면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남쪽 가족들에 대한 지원책이라도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들은 “남북 대화가 재개되면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 납북자문제 해결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기원을 안고 아쉬운 2004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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