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이유로 北테러지원국 잔류는 北의도 시험용”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자신이 부장관 재임시절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잔류시킨 것은 북한의 의도를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최근 밝힌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이 핵프로그램 신고 대가로 조만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인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달 30일 발간한 간행물인 `이슈 & 통찰력(Issues & Insights)’에 따르면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지난 3월28일 `퍼시픽 포럼 CSIS’ 주최로 실시한 특강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아미티지는 특강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 “짐 켈리(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내가 납북자 문제 때문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겨두었다”면서 “그것은 아무 생각없이, 거침없이(wildly) 이뤄진 것도, 순간의 충동으로 결정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988년부터 북한의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및 일본의 적군파 요원 보호 등을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 제재를 가해왔다.

그러던 중 빌 클린턴 전 행정부 말기에 북미간 고위급 교환 방문을 통해 북미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북한이 공개적으로 테러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출범한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잔류시켰고, 2003년 테러보고서에선 처음으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아직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테러보고서에서는 그 근거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미해결을 명시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강연에서 그는 자신이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데 대해 “무엇보다도 일본에서 많은 정치적 관심이 쏠려 있었고, 북한을 시험하기 위한 탁월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라며 “아무도 북한이 납북자해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북한이 어떤 진실된 답변은 내놓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는 “만약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북한이 국제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더욱이 북한은 지난 1994년 체결된 북미제네바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신과 켈리 전 차관보가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잔류시키는 것은 북한의 의도를 시험하기 위한 좋은 근거였다고 아미티지는 부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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