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의 딸 ‘노란리본 달기’ 그후

28일 오후,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안부를 묻는 목소리가 무겁다 싶더니, 최근 심경에 대한 글을 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납북자 문제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려니 하는 생각에 들어간 홈페이지에는 뜻 밖에도 최 회장의 고뇌 어린 고백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글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된 여러 활동이 언론 매체들을 통해 보도된 후, 예상치 못한 오해와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표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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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최 회장을 힘들게 했던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음에도 북한으로부터 어떤 소식도 접할 수 없었다는 절망감이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노란 리본 달기운동’ 을 시작한 최 회장은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는 납북자 가족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가 단순히 동진호 선원이었던 아버지 최종석씨 한 분만 바라보고 운동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다.

납북자 송환을 요구하는 ‘노란 리본’은 6.25 전쟁중 납치자들, 억류된 국군포로들,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 끌려간 어부들을 돌려달라는 외침이었다.

납북자 문제에 진보-보수 따로 있나?

최근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진영에서 ‘노란리본 달기운동’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의 한 간부는 최회장을 만난 후 납북자 문제를 외면한 것에 반성하기도 했다.

납북자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고민이 찾아왔다. 최회장은 소위 보수-진보 양측 어느 곳에 가도 말하는 것이 너무 조심스럽다고 토로한다.

자신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는 보도가 나간 후 자신을 바라보는 보수 진영의 눈길과, 그동안 보수 진영과 손 잡고 납북자 운동을 해온 사실을 바라보는 진보진영의 시선이 무겁게 다가왔다고 했다.

그녀는 “납북자 문제는 이념을 떠나 가족을 잃은 아픔을 이해하는 심정으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열고 시대적 과제를 끌어안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최근 납북자 단체 주최 행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국회에서 납북자 관련 법안이 상정되고 있지만 가족을 찾으려는 심정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보수-진보를 뛰어넘는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현실이다.

남북 분단으로 인해 절망을 겪어야 했던 이들이, 한국사회 내 이념갈등으로 또다른 상처를 입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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