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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납북된 김영남씨가 29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표류도중 북 선박에 구조된 뒤 입북됐다며 ‘납북설’을 전면 부인했다. 또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씨가 1994년 병원에서 자살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자 국내 납북자 단체들은 일제히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납북자 입을 통해 납치가 아니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반인륜적”이라며 북한 당국을 격렬히 비난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김영남씨가 납북됐다는 사실은 김씨를 납치했던 간첩 김광현씨와 최정남 부부 간첩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면서 “김정일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사기 공갈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 대표는 “예상했던대로 북한은 김영남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는 납북자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으로 풀 문제가 아니라 송환이 해결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은 “김영남씨가 납치됐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사실인데 북한이 부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상황일수록 북한의 태도에 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김정일이 블랙코미디를 하고 있다. 우리가 우려했던 것처럼 김영남씨의 납북 부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어머니를 앞에 두고 체제 옹호하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김씨가 정말 불쌍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정부는 북한의 거짓선동을 알았을 것이며 이제는 실제적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메구미씨 자살 주장에 대해서도 납북자 단체들은 믿을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도 대표는 “의혹이 명확히 풀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믿기 힘들다”면서 “북한은 메구미의 사인과 유골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메구미의 가족들과 일본국민들은 메구미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다”며 “김영남씨 발언과 상관없이 일본은 납치자 문제를 북한 당국에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