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 인권위 점거…전담부서 설치 요구

▲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와 회원들이 국가인권위를 찾아 정부 측에 납북자.국군포로 관련 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전달했다. ⓒ데일리NK

납북자가족들은 12일 이명박 새 정부 내에 ‘납북자·국군포로 전담기구’ 설치할 것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제출했다.

‘납북자가족모임(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이날 오후 ▲납북자·국군포로 공개 송환 ▲국가인권위 내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전담기구 설치 ▲납북자 관련 시행령 재개정 등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가족모임 측은 “전후납북자피해보상법은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파행운영으로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했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정부가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북한에게 이들의 생사확인 및 즉각 송환을 요구하도록 국가인권위가 이 문제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 정부를 준비하는 대통령직 인수위는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못하고 있다”며 “인수위 내에 북한관련 담당자와의 면담을 약속하는 확답을 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인권위의 유인덕 운영지원팀장은 “대통령 취임식이 얼마 남지 않아 인수위 관계자들이 매우 바쁘지만 노력 하겠다”고 했다. “(전담부서 설치는)정부에 권고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우리가 먼저 설치 문제를 절차와 원칙에 따라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가족모임의 최성룡 대표는 ‘납북피해자지원법 시행령’ 관련, “납북자·국군포로의 생환과 생존확인 문제와 함께 ‘연좌제 피해보상’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처음에는 연좌제 피해 가족에게 특별보상을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으나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시당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최 대표는 “납북자·국군포로 가족들을 무시한 통일부의 시행령을 재공고할 수 있도록 국가위원회가 꼭 다시 얘기를 해달라”면서 “시행령에는 ‘연좌제 피해’문제를 꼭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모임 측은 또 “이제는 한국정부가 북한 당국에도 공식적으로 정책 권고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납북자·국군포로 피해 보상을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이것은 엄연히 북한이 책임질 문제”라며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도 촉구했다.

한편, 유 팀장을 비롯한 인권위 관계자들은 2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국가인권위가 시행령 재개정을 정부에 권고할 것”이라면서도 “다른 요구 사항도 추후 논의를 하겠지만, 새 정부 인수위 북한 담당자 면담은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최 대표는 “인권위가 단체들의 의견과 요구는 적극수용하나 누군가를 만나게 해달라는 요구는 듣지 않는 원칙이 있다”며 “그간 인권위가 정부와 국회에 납북자 관련법을 만들도록 권고하는 등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도 했지만 또 다시 점거농성을 해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이 어떤 사람이 되더라도 새정부의 약속을 받아야 한다”며 “또 다음 정부로까지 미룰 수 없다”며 “오늘 멀리 거제도에서 온 분도 계시지만 서로 힘이 되어 참고 기다리자”며 인권위 점거농성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최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시행령은 악법과 마찬가지다. 심지어 작년 공청회에서 항의를 했더니 피해 가족들에게 욕을 하고 고소했다”며 “(정부측의)확답을 들을 때까지 며칠이 걸릴지 모르지만 각오하고 왔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최 대표를 비롯한 가족모임 회원 20여명은 인권위 사무실에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 2003년에도 5일간 인권위 사무실에서 단식 농성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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