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대표는 26일 앞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한 개성공단기업협회의 호소문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계획대로 납북자 명단이 담긴 전단지를 북한에 날려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회장 문창섭)는 지난 25일 동해에서 대북 전단지 살포를 계획하고 있는 납북자가족모임(회장 최성용)에 대해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보낸바 있다.
최 대표는 이날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25일 개성공단기업협회가 전단 살포 중단을 요청해 왔다”며 “개성공단에서 기업하시는 분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개성공단 남측 주재원 1천 500명의 생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납북자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이성적으로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납북자 송환이나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민족적이고도 인도적인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지구’ 같은 민간교류 분야까지 정치 공세 대상으로 악용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라며 “예정대로 27일 납북자 명단이 적힌 전단지를 북한에 날려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한 “우리 가족들은 많은 세월을 소리죽여 살아왔다”며 “부모형제가 납치되었는데 정부는 왜 (우리에게) 침묵만을 요구하는가?”라며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했던 통일부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일단 납북자나 국군포로들의 생사확인만이라 해달라는 것”이라며 “통일부는 북한을 향해 이런 것을 요구하지는 못할망정, 우리 가족들에게 두 손 놓고 조용히 있으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남북자가족모임이 발표한 성명서는 “정부와 국방부는 북한 군부에게 납치된 국민, 군인, 국군포로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북측에 요구하고 故 박왕자 님의 죽음에 대하여 당당히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자기들의 비위를 거슬렸다고 무조건 대화를 중단하는 북한은 각성하고 진심어린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는 또한 27일 남북군사실자 접촉을 앞둔 정부에 대해서도 “무조건 (북측의 이야기를)듣고만 오는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우리의 주장을 북측에)떳떳하게 요구하고 전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납북자가족모임은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함께 27일 동해상에서 납북자 487명의 명단이 담긴 전단지 1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낼 계획이다. 이 전단지에는 납북자들의 이름과 납북 일시, 장소 등이 적혀 있으며, 북한 주민들을 향해 “남북자들의 생사와 소식을 알려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