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

“이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문제에 ’통 크게’ 대처할 때가 됐습니다. 그러면 납북자 송환에 따른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남한 국민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남북관계 또한 더욱 발전하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납북 고교생 김영남씨 모자의 상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납북자 송환에 앞장서고 있는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54) 대표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납북자 송환을 민간이 아니라 남북 정부 특히 북한당국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67년 납북된 풍북호 선주였던 최원모씨의 아들인 최 대표가 납북자 송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의 북송 직후.

당시 그의 노모가 이씨의 북송을 지켜보며 “북에 끌려간 아버지의 생사와 송환 여부를 알아 보라”고 요청함에 따라 임진각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송환촉구 시위를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평범한 수협 직원으로 생업에 종사하던 최 대표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혼자서 수 차례 중국을 드나들며 북한접경 지역에서 납북자 송환과 생사확인을 해 줄 수 있는 정보원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최 대표는 이 정보원들을 활용해 2000년 6월 납북어부 이재근씨를 최초로 송환한 이후 납북자 4명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2명을 중국에서 한국의 가족과 상봉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납북자 130명에 대해서는 생사 확인을 했다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최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가 납북 후 3년 만인 지난 70년에 사망했다는 소식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납북자 송환 및 생사확인 과정에는 희생도 뒤따랐다.

북한 내 정보원 2명이 납북자 송환 과정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처형되기도 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죄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현재까지도 북한 내 3개 정보망을 운영하면서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영남씨 이외의 납북 고교생 4명도 김씨와 같은 대남공작부서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최근 정보원들을 통해 파악했다고 전했다.

북한 정보원에게는 사비를 털어 금전적인 보상을 하고 휴대폰을 통해 주로 연락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최 대표의 활동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신체적 위해를 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현재까지 그는 경찰의 경호를 받고 있으며 중국 입국도 삼가고 있다.

그는 최근 김영남씨 모자의 상봉과정에서 일본 우익들이 납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악용하는데 대해 개탄했다.

일본 우익세력이 납북 일본인이자 김영남씨의 부인인 요코다 메구미씨의 생존설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메구미씨의 유골을 가짜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메구미씨 사망소식을 일본의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 들었다면서 일본 우익세력들의 ’생존설’을 뒤집었다.

근래에는 일본 우익세력으로 보이는 인사들이 협박전화도 일삼는다고 했다.

한편 최 대표는 오는 정기국회에서 상정될 예정인 납북피해자 지원법과 관련, “심의위원에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 인사가 꼭 참여해야 하며 피해 보상을 포함해 납북선박 등 재산권 문제도 해결돼야 피해 가족들의 맺힌 한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