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거듭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7일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은 동해상에서 납북자 명단 등을 적힌 전단을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보내는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날 단체 회원 8명은 낮 12시 어선을 타고 강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항 앞바다로 나가 대형풍선 4개에 각 1만장씩 4만여장의 전단을 매달아 바람에 띄워 보냈다.
얇은 비닐로 제작된 전단에는 납북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담은 글과 함께 납북 어부 436명을 포함한 납북자 487명의 명단과 납북 일시, 장소 등의 내용이 적혔다. 또, 전단 사이에는 중국 돈 10위안과 미화 1달러짜리 지폐도 함께 넣었다.
전단 풍선 보내기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쌀 2홉과 전단, 1달러, 껌 등을 넣어 밀봉한 1ℓ 페트병 40여개도 바다에 띄워 보내졌다.
애초 이들 단체는 10만여장을 살포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4만여장만 날려 보냈고, 나머지 6만여장은 경기 강화도로 이동해 살포하기로 했다.
출항에 앞서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전단 살포로 문제 삼는 일부 주장에 대해 “피해자 입장에서는 북한이 납북자의 생사 확인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이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말씀드린다”고 토로했다.
최 대표는 “남북대화를 빨리해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의미와 함께 북한주민의 인권을 향상시키려는 의도일 뿐 남북대화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시도한 페트병 띄워 보내기는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에 진행된 남북군사실무책임자 접촉에서 북측은 대북 전단 살포행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단 살포 중단을 거듭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