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들 “고소남발 李통일 사퇴” 촉구

▲납북자가족모임 소속 30여명의 가족들은 22일 청와대 부근에서 ‘납북자 가족을 고소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 규탄시위를 벌였다.ⓒ데일리NK

통일부가 납북피해자 보상법 시행령 공청회를 무산시킨 귀환납북자와 10명의 납북자 가족을 고소하자 납북자 가족들은 입법 과정의 문제를 가리려는 술수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 소속 30여명의 가족들은 22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 동사무소 주변에서 규탄시위를 갖고 일방적인 공청회 추진으로 가족들의 반발을 야기시킨 통일부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통일부가 사전 협의나 조정 없이 일방적으로 보상법 시행령을 마련해 밀어붙이기식, 생색내기용 공청회를 추진함으로써 가족들의 분노를 야기했다”며 “공청회 과정에서 벌어진 사소한 몸싸움을 두고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가족들을 고소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은 납북자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오히려 가족들을 고소하는 이재정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납북자 문제를 해결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장관을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통일부 정부청사 후문에서 청와대쪽으로 약 500미터를 거리 행진을 벌였다. 행진 참가자들은 통일부가 고소 등으로 가족들에게 족쇄를 채우려 한다는 의미로 몸을 사슬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가족모임은 통일부의 납북자 가족 고소와 이재정 장관의 ‘납북자 일부 자진월북 가능성’ 발언과 관련해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장관 자택 앞에서 촛불시위를 매일 벌이기로 했다.

통일부는 지난 8일 공청회 장소에서 집기를 넘어 뜨리고 행사진행을 방해한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 11명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었다. 가족모임측도 앞서 지난달 27일 ‘일부 납북자들에 대해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이 장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날 납북자 가족들은 몸을 끈으로 묶고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데일리NK

▲행진에 참가한 납북자 가족이 통일부 장관이 가족들을 두 번 죽인다며 통곡하고 있다.ⓒ데일리NK

▲납북자 가족들이 피켓 등을 들고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데일리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