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어부 30년만에 노모 눈물속 상봉

“니가 정말 명섭이냐? 명섭이 맞아? 어디 얼굴좀 보자.”

12일 30년만에 살아 돌아온 고명섭(62)씨를 품에 안은 어머니 김영기(84)씨는 아들과 재회한 기쁨의 눈물을 마냥 흘렸다.

이날 오후 2시10분께 승용차에서 내려 골목길을 걸어 들어오는 아들을 한숨에 달려나가 얼싸안은 노모는 지난 30년의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듯이 10여분을 부둥켜 안은 아들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어 이놈아!” “내가 그때 너를 고기잡이에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어. 너를 보내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 널 낳기를 잘못했다는 생각도 했지…”

이별 당시 젊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이 늙어 버린 아들의 큰절을 받은 노모는 역시 눈물로 범벅된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기만 했다.

“어머니 불효 아들을 용서하세요. 이렇게 어머니 앞에 마주앉아 있는 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습니다.”

80순을 훌쩍 넘긴 어머니 손을 부여잡은 명섭씨는 숙인 머리를 들 줄 몰랐다.

“이제 이전 고생 모두 잊어버리고 살자. 절대 헤어지지 말고 엄마하고 살자.” 천왕호가 납북된 지 30년. 죽은 줄 알았던 명섭씨가 살아 돌아온 12일 노모가 살고 있는 강릉시 주문진읍 교항10리 3반 마을은 한마당 축제 분위기였다.

명섭씨의 귀향소식을 들은 가족, 친지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까지 속속 모여들어 박수속에 노모와 아들의 상봉을 축하했다.

반면 천왕호를 타고 조업을 나갔다 당시 함께 납북된 다른 선원들의 가족들이 나와 납북된 가족의 생사를 조금이나 알 수 있을까 발을 구르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해 줬다.

명섭씨와 함께 조업에 나섰다 납북된 아들 이해운(당시 21세)의 소식을 듣기 위해 달려온 손봉녀(79)씨는 아들의 사진이 담긴 졸업앨범을 가지고 나와 명섭씨에게 보여주며 “해운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좀 알려달라”고 애원했다.

천왕호의 사무장으로 일하다 납북된 최우길씨의 부인 양정자(65)씨도 “남편의 소식을 듣기 위해 왔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쏟아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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