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어부 최욱일씨 32년 만에 눈물의 고국땅 밟아

▲납북어부 최욱일씨가 16일 인천공항에 입국, 32년 만에 가족들과 상봉했다.ⓒ데일리NK

지난달 25일 북한을 탈북해 중국 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의 보호를 받아온 납북어부 최욱일(67) 씨가 16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납북된지 32년 만에 고국땅을 다시 밟은 것이다.

최 씨는 입국장에 들어서면서 “다시 국민으로 인정하고 받아줘 정부와 국민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첫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납북된 이후 북한에서의 생활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북한에서 당국의 감시속에서 어렵게 생활했는데 한국정부가 다시 국민으로 받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혀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최 씨가 입국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양정자씨와 첫째 딸 경희 씨, 둘째 딸 은희 씨, 막내 아들 필규 씨가 그를 포옹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최 씨의 가족들은 입국장에서 최씨에게 큰 절을 올린 후 해후의 기쁨을 나눴다. 공항에 있던 다른 여행객들도 최 씨의 입국모습을 발견하고 큰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32년 만에 고국땅을 밟은 최 씨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데일리NK

부인 양 씨는 “기쁘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를 비롯해 탈북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둘째 딸 은희 씨는 “30여년 동안 아버지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꿈만 같다”며 말을 끝까지 잊지 못했다.

이날 상봉은 지난 5일 선양 한국총영사관에서 신병을 인수한 지 12일 만에 이뤄졌다. 최씨가 입국장에 들어서자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최성용 씨가 최 씨에게 태극기를 전달했고, 최 씨는 태극기를 여러차례 흔들며 감격의 기쁨을 대신했다.

최 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당한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폐렴 등으로 몸 상태가 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항에서 짤막하게 기자회견을 갖은 최 씨는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기위해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최 씨는 오징어잡이 어선 천왕호 선원 출신으로, 지난 1975년 동해에서 조업 중 납북됐으며 지난달 납북자가족모임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해 중국 옌지(延吉) 등에서 은신해 왔다.

한편 최씨가 탈북한 뒤 선양 한국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영사관 직원으로부터 ‘홀대’를 받은 것과 관련해 외교 통상부는 선양 총영사관에 대해 기관경고를 하고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징계조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