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된 남편 그리다 거제 할머니 음독자살

1972년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다 북한 경비정에 납북된 어부의 아내가 남편을 그리워하다 음독,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께 경남 거제시 장목면 농소마을에 사는 납북어부 박두현(70.오대양 62호 선원)씨의 아내 유모(70) 할머니가 올케 정모(77)씨의 집 마루에서 극약을 마시고 숨져있는 것을 정씨가 발견했다.

숨진 유 할머니의 아들(50)은 “어머니가 지난해 10월 통일부와 적십자사로부터 납북된 아버지가 숨졌다는 통보를 받고 ’영정을 준비해 달라’는 말을 할 정도로 매우 상심하셨다”면서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셨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후 삶의 의미를 놓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할머니는 숨지기 전인 지난 22일 상경해 다른 납북자 가족들과 함께 청와대 인근에서 통일부가 납북피해자 보상법 시행령에 관한 공청회를 방해한 납북자 가족 11명을 검찰에 고소한 것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유 할머니의 남편 박씨는 1972년 12월28일 어선 오대양62호에 타고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고기를 잡아 입항하다 다른 어민들과 함께 북한 경비정에 납북됐다.

가족들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박씨의 사망사실을 공식 통보하기 전까지 30년 이상 박씨의 생사조차 몰라 괴로워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납북자 가족들의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오는 10월 개최예정인 남북정상회담에서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고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생사 확인뿐만 아니라 숨진 납북자들은 유해라도 가족들에게 인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말했다.

빈소가 마련된 거제 백병원에는 문상을 온 납북자 가족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가족들을 위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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