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에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했다가 해방 후 납북된 독립운동가 오화영(吳華英·제2대 민의원) 목사가 남긴 친필이 27일 공개됐다.
1880년생인 오화영 목사는 일본 강점기 신간회 활동, 물산장려운동, 광주학생운동 등 독립운동에 관여했지만 잦은 옥살이를 하고 1950년 전쟁 통에 북한군에 끌려가 일본 강점기에 남긴 친필 기록은 드물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은 오 목사가 1926년 자녀들에게 `인생의 지침’으로 삼으라며 비단(가로 67.2㎝, 세로 59.5㎝) 위에 한문으로 적은 성서 `잠언’ 편의 글귀다.
이 기록은 `친구의 뼈아픈 책망은 이로운 것이지만 원수의 입맞춤(듣기 좋은 말)은 거짓되다’는 잠언편 27장의 내용을 옮겨적은 것으로, 민족을 침탈한 일제의 `감언이설’에 속지 말라는 당부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 목사의 친필은 대전에 있는 그의 먼 친척이 보관해오던 것으로, 이번에 항일운동과 친일파 관련 자료를 수집·연구하는 심정섭(66) 씨가 입수해 공개했다.
심씨는 이번 기록을 공개하면서 지난해 임시정부 수립일에 즈음해 발간했던 첫 `친일파 자료집’에 이어 두 번째 자료집 `통분(痛憤)의 세월’을 조만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집에는 ▲ 일본이 제작한 한일합방 기념 훈장과 메달 ▲ 이토 히로부미의 뒤를 이어 조선 통감이 된 소네 아라스케의 기념우표 ▲ `을사오적’ 권중현의 양자로 일본강점기 귀족 작위를 받은 권태환의 명함 등이 실려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