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5일 6·25전쟁 후 북한에 납치된 571명의 명단이 담긴 북한 내부 자료를 입수해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적십자회(북적) 명의로 작성된 이 문건은 북한에 억류된 전후 납북자가 정부가 그동안 파악해온 517명보다 54명이 많은 571명으로 돼있다. 통일부는 이 문건을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에게서 입수했으나 원 출처는 밝히지 않고 있다.
북적은 문건에서 “인민보안성에 의뢰한 554명의 의거 입북자들과 17명에 대한 해외 입북자들에 대한 소식 조사를 진행했다”라고 문건 작성 경위를 밝히고 있다.
북적이 2008년 8월 작성한 것으로 표기돼 있는 이 문건에는 해외에서 납치된 14명의 납북자 명단이 따로 정리돼 있다. 문건은 해외 납북자들의 이름과 생존여부, 사망일자, 연락가능 여부를 명기하고 있지만 우리 영토나 인근에서 납북된 명단은 따로 담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해외 납북자를 1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건에는 지난해부터 구출운동이 활발해진 ‘통영의 딸’ 신숙자 씨와 두 딸의 명단도 들어있다. 신 씨는 ‘연락두절’로 분류됐고 오혜원(36)·규원(34) 씨는 생존자 명단에 올라 있다.
신 씨의 남편 오길남 박사는 자신의 수기에서 북한에 입북한 뒤 당국이 이름에 자(子)는 일본식이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고 해서 신숙희로 아파트 입주증 등에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외에도 1987년 7월 오스트리아에서 납치된 미국 MIT대 유학생 이재환 씨는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1965년 맹호사령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11월 3일 중부 해안도시인 퀴논에서 경계근무 중 실종된 박성렬 병장은 문건이 작성된 2008년까지 생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 문건의 진위와 신빙성에 대해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해외납북자의 신상명단은 맞는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