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자식들 그림으로나마 만났으면..”

“남한의 자식들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나마 달랠 수 있도록 하려고 특별히 작품을 준비해 전시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오는 12월20일까지 사할린주 국립미술관에서는 ’먼 과거의 피리소리’란 주제로 조선(북한)미술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천여 점의 작품 중에는 북한의 ’공훈예술가’였던 황영준 화백(2002년 작고.호 華峰)의 작품 ’금강산의 노송’이 전시돼 있다. 판매 가격은 1만9천달러.

전시회 주최 측인 평양 백호무역회사는 이 작품이 남한에 있는 가족 품에 안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전시했다고 밝혔다.

백호무역회사 리영남 과장은 20일 현지 동포신문인 ’새고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전시 작품 중 고 황영준 인민예술가의 작품은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라며 “선생은 세상을 떠나셨지만 남한에 가족들이 살아계시며 선생의 작품을 사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 분단된 조건에서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할린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황 선생의 자녀들이 어떤 경로로든 그림을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져왔다”며 “북한에도 이제 황 선생의 그림은 몇 점 남아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남쪽 가족으로는 아들과 부인 등이 캐나다에, 딸 명숙(57.재미)씨가 미국에 각각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한에는 동생 석중(72.충남 옥천군) 씨가 살고 있다.

특히 황 화백은 2002년 제4차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갑자기 타계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2001년 딸에게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냈었다.

1919년 충남 옥천군 옥천면 매화리에서 태어난 황 화백은 15세 때 그림을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상경, 교통부 총무과 철도박물관 화가로 일했으며 1950년 6.25전쟁으로 가족이 남북으로 갈렸다. 이후 그는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벌여 2천500여점의 작품을 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천하제일금강’, ’금강산옥녀봉’, ’해바라기’ 등 30여 점은 ’국보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북한의 미술발전과 후진양성에 기여한 공로로 공훈예술가 칭호를 비롯해 많은 훈장과 메달을 받았으며 1999년 80회 생일 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청주와 국회 등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한편 사할린 전시회에는 4세기부터 현재까지의 그림, 장식공예품, 도자기, 수예품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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