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완패(完敗)’ 북한 ‘석패(惜敗)’ 이유는?

지난 15일과 17일은 한반도 축구 형제가 나란히 축구강호들과 맞서 싸운 날이었지만 그 평가는 상반되고 있다.


북한은 피파 랭킹 1위인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분전해 ‘아쉬운 패배’라며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은 아르헨티나에 완패했다. 


남북한은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각각 4:1과 2:1이라는 경기결과를 냈다. 어떤 점에서 남과 북이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


먼저 수비 운영의 숙련도에서 차이라는 평가를 해볼 수 있다. 


북한이 사용하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은 북한의 전매특허 전략이다. 북한이 치러왔던 대부분의 경기는 밀집수비로 공을 따내 전방의 정대세에게 투입, 기습공격을 요구하는 전략이 주공격 루트였다. 더욱이 북한은 장기간의 합숙을 통해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조직력이 핵심인 수비에서 장기간 합숙은 북한에게 견고한 수비진을 선물했다. 순간적으로 브라질 선수에 세 명의 북한 수비수가 붙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복귀하는 능력 또한 탄성을 자아냈다.


따라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은 북한이 가장 자신감 갖는 전략이자, 가장 효율성이 높은 전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밀집 수비는 브라질 전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유기적이고 저돌적인 수비로 브라질의 패스와 개인기를 봉쇄했으며 이 때문에 ‘세계최강’ 브라질도 월드컵 진출국 최하위 북한을 상대로 전반 무득점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우리의 수비는 허점을 자주 보였다.


수비 조직은 유기적이지 못했고 조밀하지도 못했다. 북한의 경우 수비를 조밀하게 구성해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와 2대1 패스를 봉쇄했다. 공간을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에 브라질은 전반 내내 공격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한국 수비는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자주 내주며 돌파를 허용했으며 그들의 장기인 2대1 패스에도 자주 공간을 내줬다. 


또한 박지성이 수비에 가담하며 메시를 마크하다보니 자연히 공격 루트의 활로도 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다음으로 남북의 차이는 스타플레이어의 마크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간판스타는 ‘메시’와 ‘카카’.


북한과 브라질 전에서 카카의 플레이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명성에 걸맞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 만큼 북한이 브라질의 간판스타 봉쇄에 성공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남한과 아르헨티나 전에서 메시는 ‘펄펄’ 날았다. 아르헨티나의 주요 득점의 시작은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박주영의 자책골조차도 메시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비롯된 것이며 이과인의 세 번째 득점역시 메시의 튕겨나온 슛팅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테베즈와의 2대1 패스를 통한 공격도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메시의 활동루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 그것이 패배의 주요 원인이었다.


실점이후의 플레이에도 남북이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2점을 연속 실점하고서도 수비에 흐트러짐이 없이 굳건하게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남한은 실점이후 조급한 플레이를 연출하고 경기운영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북한은 오는 21일 그린포인트 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 예선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23일 모세스 마비가 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의 16강 티켓을 건 마지막 일전에 들어간다. 남북한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