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내 탈북자 죄의식과 적응 장애 이중고”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남한에 온 탈북자들이 죄의식과 적응 장애로 고통스워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당황하고 있다’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 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자들의 자세한 실태를 보도했다.

특히 10대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과는 전혀 다른 남한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탈북 10대 청소년들은 대부분 북한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며 수년간 학교를 다니지 못했기 때문에 남한에 도착한 뒤에도 기본적인 수학이나 읽기능력이 뒤떨어져 있다는 것.

또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입소한 일부 탈북 청소년들은 섬유 유연제를 구강 세정제로 잘못 사용하기도 하고, 영화관에서 조명이 꺼지면 혹시 납치될까 공포에 떨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일부 탈북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따돌리고 업신여기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문은 무엇보다 탈북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가족을 북에 남겨두고 떠나온 데 따른 ‘죄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탈북자 이 모씨가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북에 남아있는 가족에 대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나 때문에 북에 남은 가족들이 처벌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탈북자들이 남한에서는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또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은 처벌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이중고(二重苦)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지난달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문은 하나원 관계자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심한 불신감을 갖고 있어 탈북자들을 돕는 것도 쉽지 않다”며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적응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신문은 “상당수 탈북자들이 질병과 스트레스성 질환을 가진 채 하나원에 입소한다”면서 “B형간염과 결핵, 여성들의 경우는 만성 부인질환이 자주 발견된다”고 전했다.

또 탈북자들이 처음 남한에 도착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에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2001년 탈북한 뒤 현재 북한 인권단체를 운영중인 김 모씨가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 단번에 거절당했다”며 “고용주들은 나를 고용하면 무슨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신문은 요즘 평균 1주일에 35명 정도의 탈북자가 남한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1만5천 명 정도의 탈북자들이 남한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하며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오기까지는 통상 브로커들이 개입하고 이들은 보통 1천5백∼6천 달러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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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sylee@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