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영상물 시청한 평양주민 100여명 강제추방돼”

북한 당국이 평양 지역에서 남한 영상물 단속을 지금까지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의 외부 영상물 시청을 단속하기 위해 조직된 ‘그루빠(그룹)’가 숙박검열을 연일 진행하면서 최근 평양에서 3월부터 두 달 사이 100여 명의 주민들이 산간오지로 추방됐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양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남한 드라마를 비롯한 비사회주의 현상을 유발하는 영상물 시청 단속과 관련해서 새로 그루빠가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단속은 줄지 않고 있다”면서 “녹화기 검열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늦은 밤 주민 살림집에 불시에 들이닥치는 일도 자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불법 영상물을 봤거나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분주소(파출소) 등으로 잡혀간 주민들은 짧은 조사만 받고 바로 강제추방 당하고 있다”면서 “3월 초부터 이렇게 없어진 주민이 100명이 넘어 흉흉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남한 드라마 시청 혐의로 ‘공개처형’을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남한 영상물과 음란동영상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내각과 시(市) 인민보안서장 등 고위 간부들을 총살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외부에서 유입된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단기간에 100여 명의 주민을 강제추방한 경우는 이례적인 일로 북한이 ‘외부 영상물 확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시범껨(본보기) 차원에서 처형을 진행해도 영상물 유포가 수그러들지 않자, 아예 쫓아내버리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면서 “(당국이) 사상의 순수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미 변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양 주민들에게 지방으로 강제추방은 ‘배급·전기·수도’ 등의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것으로, 지방으로 추방되는 즉시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라면서 “몰래 팔려고 하던 장사꾼들도 이제는 ‘아랫동네(한국) 물건’ 말도 못 꺼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북한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 및 음란물 알판(CD) 및 메모리 수색, 영상물 소지 여부에 대한 정밀 수색을 위해 ‘109상무’를 조직해 집중 단속해왔다. 또한 이 그루빠에는 최근 다년간 핸드폰 전파탐지를 하면서 훈련된 기술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보위부 27국’ 요원도 포함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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