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대한 환상 못갖게 장마당 통제”

▲ 북한의 내부 소식을 묶어 전하는 북한 지하 저널리스트들의 잡지 ‘림진강’ 통권 제2호

북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한 장마당 통제가 “나날이 한국으로 기울고 있는 민심을 가로 막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내부 기자들의 직접 취재를 통해 제작되고 있는 격월간 소식지 ‘림진강(3월호)’은 내부 취재기자의 말을 빌어 이같이 전하며 “시장통제의 진정한 목적은 장사꾼들이 남조선(한국) 상품을 이용해 적에 대한 환상을 유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지에 따르면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무렵과 거의 동시에 ‘혁명의 수뇌부’(북한의 최고권력 집단을 호칭하는 표현)는 돌연 전국적인 시장억제에로 진입했다”며 “이는 한국으로 나날이 기울고 있는 민심을 가로 막아보려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07년 10월 당중앙위원회에서 내려 보낸 지시문을 소개하며 “지시문에서는 시장을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비사회주의의 소굴’로 묘사하며 ‘장사꾼들이 남조선 상품을 이용해 적에 대한 환상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쓰여 있다”며 “시장에서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철저히 근절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지는 “그 동안 조선(북한)의 보수 특권집단은 시장을 통제해 인민대중을 줄기차게 착취해왔다”며 “그런데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부 돈 있는 장사꾼들이 한국이나 중국 상품을 들여와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자 보수 특권집단의 시장통제력이 점차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던 중 “거기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10월에 평양에서 열린 북남정상회담이었다”며 “남조선의 대통령이 오기 때문에 시장을 폐쇄해야 한다. 남조선의 보도에 시장이 나왔다”는 이유를 들어 시장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그러나 “구시대적 착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특권집단이 한 번 한국으로 기운 민심을 무슨 힘으로 돌려놓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그래도 돌려놓고 싶다면 민중에게 진 미공급 식량 채무부터 당장 갚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통권 제2호를 발간한 ‘림진강’은 북한의 내부 소식을 묶어 전하는 북한 지하 저널리스트들의 잡지다. 북한에서 조선작가동맹 시문학분과 소속 시인으로 활동했던 최진이(48)씨와, 아시아 독립 저널리스트들의 네트워크 ‘아시아프레스’의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발행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호에는 ‘특집-18호 관리소의 흑막’을 비롯해 북한 경제 관료와의 인터뷰, 2007년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 2007년 8월의 평양 모습을 담은 스틸사진 등이 다수 게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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