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얼굴 보는 게 소원입니다”

“남편 얼굴 한번 보는 게 소원입니다”.

1975년 남편이 납북되면서 생이별을 해야 했던 양정자(65)씨는 27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월셋집을 위로방문한 이봉조 통일부 차관을 붙잡고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양씨가 남편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1975년 8월 7일. 천왕호를 타고 남편이 오징어를 잡기 위해 주문진항을 떠난 날이었다.

열흘 뒤인 8월17일 배에 오징어로 가득 채우고 귀항한다는 무전 연락이 오고는 통신이 끊겨버렸고 그 후 양씨는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것이다.

이산의 한 못지 않게 극심한 생활고는 양씨를 힘들게 했다.

가장이 된 양씨는 1남3녀를 혼자 힘으로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닥치는대로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요즘도 막일로 하루 1만원을 번다는 게 통일부측 전언이다.

양씨는 이날 이 차관을 맞이하고는 남편의 사진을 꺼내 보이며 “죽기 전에 남편 얼굴 한번 보는 게 소원”이라고 흐느꼈다.

양씨는 또 “가장 없이 애들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다했는데 죽을 때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국가의 도움을 희망했다.

이 차관은 이에 “생사확인 문제는 다음 달 열리는 제7차 적십자회담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한 뒤 “생사확인도 중요하지만 납북자 가족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지원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달랬다.

이 차관은 이어 “현재 납북자 가족과 귀환 납북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 이전이라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번 설을 계기로 생계가 곤란한 납북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이 차관을 비롯한 직원들이 납북자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전국의 납북자 가족 28가정을 위로 방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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