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중요제안’ 구체화 아직 일러

▲ 이봉조 남측 수석대표와 김만길 북측 단장이 악수하고 있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이 16일 남북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언급한 ‘중요한 제안’의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차관은 ‘중요한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차관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주변국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민감한 사안임을 말해준다.

중요한 제안의 실체는 ‘대규모 경제지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 역할을 하고, 북한에도 대가를 충분히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체제보장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확약을 받아내려는 문제이기 때문에 남측의 제안을 실효성있는 조치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적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 핵문제 해결의 3대 원칙 중 하나로 ‘주도적 역할’을 강조해왔다. 이번 발언은 북한 핵보유 성명 이후 주변인 역할로 전락해버린 우리 정부의 입지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주도할 수 있는 사안은 핵 동결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지원이 유일해 보인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 초기 단계 조치(first step)로 핵 동결에 합의할 경우 ‘대규모 경제지원’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중요한 제안’의 내용으로 관측된다.

北, 핵문제 상관없는 비료회담 주장

우리 정부는 이번 남북회담을 비료회담 이상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모멘텀을 상승시키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가적인 비료지원, 장관급 회담 개최,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제안’ 발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 남북회담을 핵 문제 해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남측이 과도한 의욕을 앞세울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나올 우려도 있다. 북한은 이번 회담은 핵 문제와 상관없는 비료회담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료지원이 이뤄지고 6.15 남북공동행사가 개최되는 6월 초까지는 화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남북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6월 중순 이후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다. 핵 실험 및 재처리 문제가 불거질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가 나올 경우 우리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 공식화에 따른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한국을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북한이 불리한 핵 정세에서 남한을 대미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북한의 전향적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가 지나치게 앞서가게 되면 북한의 전술대로 끌려갈 수 있다. 여론도 북한 핵문제를 외세나 미국 탓으로 보는 쪽으로 급상승 할 수 있다.

따라서 추가적인 대북지원과 ‘중요한 제안’은 북한의 태도변화와 주변국과 충분한 협의가 있은 후에 구체화 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