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관광객 피격사망을 둘러싼 의문점

11일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북측 초병의 총격으로 남측 관광객이 사망하자 사고 경위와 배경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피격 관광객이 새벽에 금강산해수욕장으로 나간 이유는 = 첫번째 의문은 이번 사고로 숨진 박왕자(53.여)씨가 이날 오전 4시 30분에 비치호텔을 나서 금강산 해수욕장으로 나간 이유다.

현대아산은 호텔 내 감시카메라의 녹음 테이프를 살펴본 오전 4시 30분에 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5시께 군사제한 구역의 울타리를 넘어가 피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박씨가 왜 이른 새벽에 밖으로 나갔는지, 무엇때문에 울타리를 넘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주변 지인들조차도 뚜렷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대아산측의 전언이다.

◇北초병 총격 대응 불가피했나 = 북측은 군사보호구역 내로 진입한 박씨를 초병이 발견하고 수차례 정지 명령을 내렸으나, 박씨가 도주해 경고사격을 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현대아산측에 설명했다. 초병의 근무수칙에 따라 대응했다는 얘기다.

물론 민간인인 박씨가 겁에 질린 나머지 북한군 초병의 정지 명령에 도주함으로써 총격이라는 무력대응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출이 빠른 요즘 사건이 발생한 시간인 오전 5시면 육안으로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해서 북측 초병이 남측 관광객임을 알아봤을 가능성이 있다.

설사 식별이 완전치 않았더라도 50대 여성의 달리기 속도를 감안하면 사격을 하기 전에 일단 체포해서 보호 울타리를 넘은 경위를 추궁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과 의문이 남는다.

◇북측 사건 통보 왜 늦었나 = 두번째 의문은 박씨가 오전 5시께 북측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무려 4시간이나 지난 오전 9시20분에 남측에 통보한 점이다.

현대아산측은 이날 아침 인원 조사에서 박씨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북측이 직접 구두로 박씨의 사망 사실을 통보한 후에야 사건 발생을 알 수 있었다.

현대아산측은 5시께 박씨가 사망한 뒤 북측도 복잡한 지휘 체계 특성상 보고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미심쩍은 대목이 없지 않다.

◇군사제한구역 울타리 관리 잘 됐나 = 남측 관광객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군사제한구역 통제 울타리에 대한해 관리가 너무 허술한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북측 지역 진입을 통제하는 녹색 울타리는 2m 정도로 넘기 쉬운 높이는 아니지만, 별도의 철조망을 두르지 않아 일반인이 넘어가려고 마음만 먹으면 통과가 가능하다.
현대아산측은 금강산 입경시 비디오 상영을 통해 녹색 울타리 너머는 북측 지역이라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고, 매번 버스에 탈 때마다 관광조장이 이를 주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고와 관련돼 현대아산의 내부 교육체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현대아산은 현지 실태에 대해 내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은 ‘하지마 관광’으로 소문이나 관광객들이 불만이 많았는데 이제는 통제를 제대로 못했다고 비난을 받고 있어 곤혹스럽다”면서 “녹색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점을 관광객에서 충분히 알려왔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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