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시인 삼촌 찾는 北 시인가족

광복 전 프롤레타리아 문예운동단체인 ’카프’ 출신으로 북한의 대표적 시인이었던 김조규(1914.1-1990.12)씨의 딸이 남쪽의 시인 삼촌을 찾고 있다.

김씨의 딸 연미씨는 북한 주간지 통일신보 최근호(12.3)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 7월 북한에서 개최된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남북작가대회)를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서울에서 시창작을 하고 있다는 나의 김태규 삼촌도 보이지 않겠는가 하고 화면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연미씨는 “내가 철 들기 전에 떠나간 태규 삼촌의 모습은 반세기 이상이나 사진으로만 익혀왔다”며 “아버지가 살아있었으면 뜻깊은 백두산에 왔을 수도 있는 태규 삼촌과 얼마나 감격적인 상봉을 했을까”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아마도 나의 아버지는 눈물부터 앞서는 태규 삼촌에게 울지 말자고, 이 좋은 날 왜 울겠는가고, 웃으며 통일로 가자고 하면서 그동안의 창작활동을 뜨거운 추억속에 헤쳐 보였으리라”고 안타까워했다.

연미씨는 또다른 삼촌인 흥규씨가 현재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1990년대 초 방북, 상봉했다고 밝혔다.

연미씨는 아버지의 창작활동과 김일성 주석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연도 소개했다.

조규씨는 북한에서 ’조선신문’ 편집원, 6.25전쟁 때 종군기자, 조선작가동맹출판사 책임주필, 평양문학대학 교원, 량강도 항일혁명전적지 현역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평안남도 덕천시 풍전리 출신인 조규씨는 평양숭실중학교 시절 반일운동에 참가했다가 형무소에 수감돼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으며 일제에 대한 분노를 시에 담으면서 간도땅을 방황했다.

이 과정에 김 주석의 항일투쟁 소식을 접한 그는 이들의 투쟁을 찬양한 산문시 ’전선주’(1941)와 ’새들은 날아가는데’(1941), 일제 패망을 역설한 시 ’찢어진 포스터가 바람에 날리는 풍경’(1941)을 썼다.

또 광복되던 해 10월 김 주석의 평양귀환을 환영하는 평양시 군중대회에서는 헌시 ’당신이 부르시기에’를 읊었다.

김 주석은 광복 직후 조규씨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 항일활동을 설명해주고 국수도 대접하는 등 수차례 만남을 가졌다.

김 주석과 인연은 김정일 위원장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김조규씨가 쓴 가사 ’산으로 바다로 가자’를 ’명가사’로 높이 평가하면서 그의 정치 및 창작생활과 건강에 대해 각별히 챙겼다.

김조규씨가 사망했을 때에는 ’주체문학 발전에 공헌한 재능있는 시인’이라며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이름으로 장례를 치르도록 지시했다.

연미씨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해 떨쳐나선 북남.해외 작가들의 애국의 대오에서 마음도 발걸음도 맞추며 함께 나가고 있을 남녘의 시인인 나의 태규 삼촌의 미더운 모습을 그려본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한편 김태규 시인은 한국기독교문인협회가 제정한 ’기독교 문학상’을 받았으며 목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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