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이젠 한국으로 불러…중국제는 짝퉁”

북한 내부의 한류(韓流-한국 대중문화 열풍) 영향에 힘 입어 한국 제품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저장하고 재생하는 장비들이 시장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화폐개혁 이후 좀처럼 예전의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장사품목을 한국 상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보안원들과 검열대를 동원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한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평양 소식통은 16일 “날이 갈수록 사람들 속에서 한국에 대한 견해(이미지)가 좋아지는 것은 드라마 관계도 있지만 자신들이 쓰고 있는 한국 물건의 영향이 크다”며 “장사꾼들도 한류 때문에 장사 종목(품목)을 한국 상품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남한에 대한 명칭도 ‘남조선’에서 ‘한국’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보안원(경찰)들이 단속할 때조차 ‘남조선 물건인가’라 하지 않고 ‘한국 물건이냐’라고 묻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한국 물건 선호 현상 때문에 중국 대방(무역상인)들과 국경에서 밀수를 하는 사람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며 “사람들은 중국의 새 옷보다 한국의 중고 옷을 더 선호한다. 장사꾼이 부르는 게 가격이 되고 있다”라고 한국제품 선호 현상을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드라마와 한국 물건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를 본 주민들이 시장에 나와 극 속 주인공들이 입고 있던 스타일의 한국 옷이나 물건을 찾는다. 평양 부유층에서 ‘현빈 트레이닝복’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소식통은 “드라마 중간에 상품소개(CF)로 샴푸나 치약, 면도기 같은 것이 나오는데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그 물건을 찾는다”며 “요즘에는 북한 여성들도 한국 여자들처럼 양장에 목수건(스카프)을 두르는 게 추세가 되고(유행하고) 있다. 장사꾼들이 이제 목수건을 보내달라고 중국 대방들에게 연신 전화를 치고(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밀수 수법도 계속 발전해 오늘 부탁하면 다음날에는 중국으로부터 그 물건이 들어올 정도”라며 “최근에는 한국 샴푸와 비누, 치약, 컴퓨터 휴대용 저장 장치(USB)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USB는 CD보다 용량이 크고 은닉이 쉬워 젊은층에서 주로 이용한다. 최근 2기가(GB) 용량의 USB가 8000원, 8기가 USB는 1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어 “중국 사람들이 조선글을 써서 한국 상품처럼 속여 팔려는 경우도 많다”며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제와 한국제를 구분하는 방법이 서로에게 전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산 물건은 질이 떨어지거나 한국 제품의 짝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식통은 “지금은 USB에 한국 테레비 내용을 직접 넣어 팔고 있다”면서 “시티헌터, 붕어빵, 인기가요가 잘 팔린다. 9·9절 군중무용 때 일부 젊은이가 한국 인기가요에서 나오는 춤을 추는 모습도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