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평양에서 북-중 국경부근 도시에 나온 내부 소식통은 전화통화에서 “인민반 강연에서 ‘썩어빠진 생활양식이 판치면 사회를 좀 먹고 나라의 미래까지 망친다’는 강연과 함께 소위 ‘남조선 날날이풍’을 단속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평양에서는 젊은이들 사이에 남조선 영화를 보고 머리 모양이나 화장을 따라 하는 행태가 늘고 있는데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런 특정한 형태의 외모를 공유해 집단의식을 형성하려는 젊은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SBS드라마 올인에 나오는 송혜교 머리가 대표적이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자본주의 사회 문화는 사람들의 자주의식을 마비시키고 온갖 사회악을 만들어 내는 썩어빠진 생활양식이라고 선전한다”면서 “보안원(경찰)들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규찰대들이 거리에서 이색적인 몸단장 등에 대해 경고하거나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보안원 이외에도 각 사회단체나 대학생으로 구성된 규찰대가 봇짐 검사, 생활 풍속이나 옷차림, 여성들의 자전거 승차 행위 등을 단속한다. 규찰대 단속에 걸리면 물건이 압수되거나 학교나 직장에 단속 통보가 가게 된다.
소식통은 “이런 옷차림 외에도 점을 보거나 동물 모양의 인형을 판매하는 것을 미신행위로 규정하고 단속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미신을 섬기는 것도 아닌데 별 단속을 다한다는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1990년대 이후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점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내다보려는 풍조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소식통은 “젊은이들 가운데 MP3 같은 걸로 남조선이나 외국 노래를 듣는 것도 불시에 단속을 한다”면서도 “요새는 아이들이 기술이 좋아 단속을 해도 금새 노래를 바꿔 놓기 때문에 단속 효과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