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신우 “죽기살기로 북한인권 참상 계속 알리겠다”

▲남신우 북한자유연대 공동부회장 ⓒ데일리NK

최근 몇년 간 북한인권 문제는 세계적인 이슈가 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한 인권문제는 뒷전으로 밀린 느낌이다.

핵실험 4개월 전까지만 해도 부시 대통령이 탈북자들을 직접 면담하는 등 북한 인권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 미국 정부는 북핵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북한인권 문제는 핵심 이슈에서 밀려나는 것일까.

남신우씨는 재미 북한인권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금은 북한자유연대 공동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원래 건축가였다. 지금도 건축회사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북한주민의 처참한 삶을 알게 된 이후 맹렬 북한인권운동가가 되었다.

최근 방한한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면 북한인권법 집행 등 미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미국이 북핵 문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와 청원서를 보내는 등 2004년 미 의회를 통과한 북한인권법 초안 작성과 법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북한인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포들과 미국인들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계속 알려 나갈 것”이라며 “미 정치인들과 연대하여 국무부가 움직일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북한인권을 거론하는 것이 공화당과 부시를 도와준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생기는 등 북한 인권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의 지론은 “보편적인 인권문제가 핵문제에 종속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부터 미국 전역을 돌며 북한인권문제를 알려왔다. 2003년에는 북한인권단체인 디펜스포럼(대표 수잔숄티) 등 50여개의 NGO들로 구성된 ‘북한자유연대’를 결성했다. 북한자유연대는 2004년부터 해마다 탈북자들과 북한인권 전문가들을 초청해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개최해왔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행사를 통해 탈북자들이 의회에서 북한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등 미국 내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최대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김정일 대학살 사진전’으로 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사진전은 2004년 시작되어 교포들과 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북한자유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북한자유연대는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북한자유연대는 ‘김정일 대학살 사진전’ ‘북한자유주간’ 등을 통해 교포들과 미국 시민들에게 북한의 인권현실을 알리고 있다.

북한자유연대는 2004년 ‘북한인권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써왔고 지금은 이 법이 하루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나를 비롯해 수잔 숄티 디펜스 포럼 대표는 ‘북한인권법’ 초안 작성에서 제정에 이르기까지 이 법의 필요성에 대해 미국 상∙하원의원들에게 편지와 청원을 냈었다.

또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에게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을 제시하며, 미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김정일 대학살 사진전’과 ‘북한자유주간’에 미국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이들은 처음에 북한인권에 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아직도 북한 인권실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처참한 사진과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울기도 한다. 특히 한인교회 교인들은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 미국인들도 이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 핵실험 때문에 인권문제가 뒤로 밀린 느낌이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한 것도 큰 성과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지금은 관심사가 인권에서 핵으로 넘어갔다. 이렇다보니 ‘북한인권법’에 따른 예산집행이 늦어지고 인권특사의 활동도 미진한 편이다.

지금 미국은 6자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내세우는 것이 핵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해 라이스 국무장관과 레프코위츠 특사에게 청원을 내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뚜렷한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계속해서 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려고 한다.

▲2005년 5월 LA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열린 ‘김정일 대학살 사진전’

-미국의 태도 변화는 어떤 이유 때문인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북한문제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서 핵문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이 때문에 북한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린 것 같다.

또한편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정치인들이 퇴각하면서 변화를 가져온 것도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던 행정부, 의회의 주요 정치인들이 퇴각했다. 체니 부통령이 남아 있지만 이라크, 북핵문제에서 북한인권문제로 분위기를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했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인권문제를 어떻게 보나?

‘북한인권법’은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제정됐다. 미국 정치인들이 인권문제에서 원칙적인 면에서 양보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위기가 달라진 측면이 있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에게 북한인권문제와 관련하여 도와달라고 하면 잘 도와주지 않는다. 이유는 북한 인권문제를 이야기하면 공화당을 돕고 부시 대통령을 돕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보편적인 인권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에서 북한 인권개선 활동을 하게된 계기가 있나?

과거에 개인적으로 링컨을 좋아해서 링컨관련 책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을 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것은 링컨이 인권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나 또한 인권에 눈을 뜨게 됐다.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를 접하게 됐다. 알다시피 북한 인권문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이런 심각함을 느끼고 지난 2000년부터 북한 인권개선 활동에 나섰다.

또 2001년 황장엽 선생이 쓴 ‘어둠의 편이 된 햇볕은 어둠을 밝힐 수 없다’는 책을 읽고 나서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다. 김정일의 만행과 노예 같은 삶을 사는 주민들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이 길로 더욱 나서게 됐다.

-한국은 북한 인권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다고 보나?

한국에서 인권단체들과 탈북자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북한 인권문제가 국민들의 주요한 관심사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같은 동포들이 나서지 않는 것을 보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북한인권을 비롯해서 지금의 북한문제를 슬기롭게 풀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는 점을 한국 국민들이 잘 알아야 한다. 특히 한국 정부는 아예 수수방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큰 역사적 과오를 범한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올해 ‘북한자유주간’ 계획은?

올해에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을 초청하여 북한정권 붕괴 이후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 즉 북한정권 붕괴가 한국과 중국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을 이끌고 북한인권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논의할 것이다.

또 ‘김정일 대학살 사진전’을 통해 미국 시민들에게 북한인권 실태를 계속 알리고, 중국정부에게 탈북자 강제북송 금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려고 한다. 앞으로 ‘우리들만이라도 죽기살기로 북한인권 현실을 알리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