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자 수석대표 안만나나 못만나나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를 앞두고 북.미 간 활발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남북이 만난다는 소식은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르면 27일 베이징에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와 핵 신고서 내용 등 북핵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김계관 부상이 베이징을 나오는 계기에 자주 이뤄지던 남북 수석대표 회동계획이 이번에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베이징으로 달려가는 대신 28일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측 수석대표와 회동할 계획이다.

지난달 중순 임명된 김 본부장이 이번에 러시아 수석대표를 만나면 김계관 부상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 수석대표들과 모두 인사를 나누게 된다.

이처럼 유독 남북 수석대표간 회동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배경을 새 정부의 출범과 연결시키는 분석이 많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남북 수석대표 회동이 새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지난 2월21일 베이징에서였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물론 우리 정부는 북측과의 회동을 꺼릴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핵협상을 담당하는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북측과 만나고 싶다”면서 “만나서 북핵 현안에 있어 북한과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는 우리의 진정성을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는 만나고 싶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아 남북 수석대표 회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 내에서도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만 소통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에 조성된 긴장감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김 본부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하는 대신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도 김계관 부상과 베이징에 함께 있으면서 만나지 못하면 괜스레 `통미봉남’만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한편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한국의 역할이 이전만 못하다고 판단, 남북회동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서로 다가서게 만드는 촉매제 내지는 완충제 역할을 했지만 북한 입장에서 새 정부는 미국에 치우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6자회담이 개최되면 그 틀 안에서 북측과 자연스레 양자접촉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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