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북핵 `2.13합의’에 따른 대북 중유 제공 문제를 개성에서 협의하기로 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접촉이 남북 당국 간 경협지원 창구인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접촉은 29~30일 출퇴근 형식으로 진행된다.
6자회담 산하의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틀에서 이뤄지는 접촉이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지만 사전에 약속을 잡는 연락은 물론 접촉 장소도 남북대화 채널이 활용된 것이다.
이처럼 6자회담 관련 접촉이 개성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 접촉은 우리측이 지난 26일 북측에 정식 제의하고 북측이 그 다음 날 이에 응하면서 확정됐다. 양측은 판문점 채널을 통해 전화통지문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앞서 북측은 외교채널을 통해 개성공단 안에 있는 경협사무소를 접촉장소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6자회담의 외교채널과 남북채널이 모두 활용된 셈이다.
이번 접촉에 참가하는 대표단의 면면을 봐도 6자회담과 남북회담 주무 당국자들이 뒤섞여 있다.
우리측에서는 한충희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이 수석대표로, 중유 제공 실무를 맡은 김기혁 통일부 남북기반협력팀장 등이 참가하며 북측은 한명철 단장 등 5명이 참석한다는 것이다.
한 단장의 직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무성 라인이 아니라 대남 경협분야 일꾼으로, 남북해운협력위원회와 제1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실무협의 등에 참가했던 민족화해협의회 참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접촉은 우리 정부가 6자회담의 5개국을 대표해 참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개성에서 접촉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접근성과 편리성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6자 틀 속에서 남북이 협의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때 이번처럼 남북대화 채널을 활용하게 될지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