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6자수석 새 정부들어 첫 회동

북핵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가 30일 새 정부들어 처음 회동한 것은 북한의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6자회담 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미국과만 소통하고 남측은 배제한다’는 통미봉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6자회담 틀내에서 수시로 북.미 접촉이 이뤄지고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에 나서는 등 북.미 사이에는 화해 무드가 완연했지만 남북 사이에는 당국대화가 완전히 단절되는 등 냉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6자회담에서도 ‘남한 배제’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이럴 경우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배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임명된 6자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다른 나라의 수석대표들과는 잇따라 회동하면서도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는 만나지 못하자 이 같은 우려는 더해졌다.

그러나 이날 베이징에서 성사된 남북 수석대표간 회동으로 이 같은 우려가 상당부분 불식될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6자회담에서는 남북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회동은 오찬을 겸해 이뤄져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외교소식통은 “김 본부장이 취임한 직후부터 북측에 수석대표 회동을 제안해 놓았다”면서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마침 두 수석대표가 모두 베이징을 방문할 일이 있어 만남이 성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남측과의 대화를 단절했지만 대북 에너지.경제 지원을 위한 베이징 채널은 계속 열려 있었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 틀내에서 남북 대화에는 응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계관 부상이 이번 회동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은 지난 27∼28일 베이징에서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한 뒤 특별한 일정이 없음에도 이날까지 평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29일에는 베이징발 평양행 항공편도 있었다.

따라서 김계관 부상이 김 숙 본부장과의 회동을 위해 베이징에 남아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날 댜오위타이에서 진행된 남북 수석대표 회동에는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껄끄러운 상황에서 이뤄진 북한과의 양자(북.미)회동은 중국과 3자협의를 진행하다 중국이 자리를 비켜주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중국의 개입없이 남.북이 서로 약속해서 만났다는 의미다.

만남의 형식이 오찬회동이었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갔을 것임을 짐작케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새정부 들어서나 6자 수석대표로나 첫 만남인 만큼 회동에서 핵프로그램 신고 등 각론보다는 새 정부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자는 기조는 바꾸지 않았음을 설명하고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 실무그룹 의장국으로써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