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3ㆍ1절에 日과거청산 한목소리

남북이 3ㆍ1절 86돌을 맞은 1일 일본의 과거 청산 문제를 공통의 키워드로 거론, 눈길을 끌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3ㆍ1절 기념식에서 “과거의 진실을 규명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배상할 일이 있으면 배상하고, 그리고 화해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배상’ 문제를 끄집어냈고 북한도 일본의 과거청산을 위한 거족적 운동을 호소하고 나섰다.

시간상으로는 노 대통령의 기념사가 오전에 나온 뒤 북한 ‘조선 일본군 위안부및 강제연행 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의 과거청산운동 호소문이 오후 7시께 보도됐다.

노 대통령 기념사나 북측의 이날 보도내용을 보면 논리상 공통점도 없지 않다.

즉, 노 대통령이 “진실한 자기반성 없이는 아무리 경제력이 강하고 군비를 강화해도 이웃의 신뢰를 얻고 국제사회의 지도적 국가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전후 독일의 사례를 언급한 대목은 이날 북측 조선중앙방송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독일의 보상사례를 예시한 뒤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만사람의 신뢰를 받으며 떳떳이 살기를 바란다면 과거청산의 결단을 내리고 실천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새출발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북측의 이날 과거청산운동 호소문은 “침략과 약탈로 비대해진 일본이 그범죄에 대한 반성과 보상 없이 돈주머니를 흔들면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겠다고 나선 것은 아시아 인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그러나 이날 남북에서 각각 나온 언급의 외교적 파장은 다를 전망이다.

북측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요구하던 과거청산 문제를 3ㆍ1절을 맞아 중점적으로부각한 성격이 강한 반면 남측은 대통령이 ‘배상’이라는 용어를 공개적으로 거론,향후 한ㆍ일 관계에 파란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측의 경우 2002년 9월 북ㆍ일 평양선언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현안을 해결해 실질적 정치ㆍ경제ㆍ문화관계를 수립하는 게 양국의 기본이익과 일치한다”고 발표했지만, 그 후 관계 악화로 과거청산 문제가 사실상 ‘휴화산’이 돼버렸다.

다만 이날 북한 언론의 논조는 평소보다 강했다.

노동신문은 “일제에 의해 숨진 3ㆍ1인민봉기 참가자들의 영혼들이 지금도 이를갈며 절규하고 있으며 그 대가를 천백배로 받아낼 것을 현 세대들에게 절절히 부탁하고 있다”며 과거청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중앙방송은 종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 “일제 침략자들이 조선에서 20만 명에 달하는 여성을 연행ㆍ납치해 성 노예 생활을 강요했다”면서 “과거청산은 일본이 회피할 수 없는 역사적 책임이며 도덕적ㆍ법적 의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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