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차 접촉 제약요인 없나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중 `개성접촉’에 이은 후속 대화를 북한에 제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사 여부와 성사됐을 경우 접촉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사여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보다 남측은 27일로 29일째 북측에 억류돼 조사받고 있는 개성공단 현대아산 근로자 유 모씨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데 반해 북측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제반 계약을 자기 측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데 방점을 두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측이 지난 21일 ‘개성접촉’을 통해 차기 접촉을 빨리 갖자는 직.간접 제안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임금인상, 토지사용료 조기지급, 기존 계약 재검토 등 북한이 제기한 요구를 당장 거부한다는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차기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지 않다.

정부는 접촉을 위해 우선 당사자 격인 기업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접촉을 제안하고 북측이 이를 선뜻 받아들일 것으로 보기에는 제약요인이 없지 않다.

우선 정부로서는 현대아산 직원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경제적 이익을 더 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호응하는 모양새를 보이기 힘든데다가 국제적으로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가 새롭게 시행되려는 마당에 유독 우리만 북한에 당근을 더 안겨주게될 접촉에 나선다는 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과 제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했다고 공언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남측에만 유독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유 씨를 선뜻 풀어줄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나름 ‘딴 뜻’을 가진 남측의 접촉 제안을 수용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이런저런 점들을 감안하면 시간에 쫓기듯 대화에 나설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마냥 시간을 끌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먼저 북한이 일단 개성공단관리위원회나 입주기업들과 협의해 해결해야할 문제를 놓고 정부 당국자를 초청한데 이어 후속 대화까지 갖자고 제의해온 상황에서 시간을 너무 끌다가 대화의 모멘텀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가 최대 현안이긴 하지만 그것 역시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남북대화를 계기로 줄기차게 우리 입장을 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무시하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28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총회를 개최해 북측의 요구사안에 대한 정리된 입장을 전해오면 그것을 검토해 29~30일께 북에 차기 접촉을 제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이번 주 중 대화를 제의하는 방안에 대해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대화를 제의할 경우 정부는 우선 유씨 석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임금인상, 기존계약 재검토 등 북측 요구에 대한 기업들의 의견을 함께 전달하게 될 전망이다.

관심은 북한의 태도다.

만약 남북간 본격대화가 시작되기에 앞서 북한이 추방 형식으로 유씨 문제를 해결할 경우 남북대화는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북측이 유씨 문제를 개성공단 운영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하면서 억류를 계속할 경우 남북이 본격적 대화를 하기 전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임금인상 등에 앞서 개성공단 기업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업들 입장에 대해 북한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일 경우 남북대화는 개성공단 현안 전반을 놓고 건설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북이 자신들의 요구사항만 관철시키려는 태도로 나올 경우 정부의 대북 행보는 주춤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연합

소셜공유